
2일 미국에서 개봉한 우리영화 '태풍'(감독 곽경택·제작 진인사필름)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서 개봉한 지 반년만에 미국에 상륙한 '태풍'을 두고 현지 언론은 "실패한 한국 스릴러"라는 혹평과 "한국을 넘어선 보편성을 지닌 작품"이라는 찬사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2일 '태풍'은 "미국 블록버스터의 영향이 드러나는 야심찬 어드벤처 영화"라면서도 "미국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만큼 예술적이지도 않고 스릴리 넘치지도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장동건 이정재 등 두 주연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감독의 노련한 완급 조절은 플러스 요인이 되겠지만 액션 시퀀스나 영화의 바탕에 깔린 정치적 상황, 대작영화와의 비교 등은 "아시아 이외의 관객에게는 진가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포스트는 새로이 개봉하는 영화를 소개하면서 "실패한 한국 스릴러"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들은 컴퓨터 효과나 자동차 추격, 폭발, 총격신 등이 풀륭해 보이지만 플롯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캐릭터 전개가 미흡하다"고 혹평했다.
같은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캐릭터 구축이 부족해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가 어렵다"며 "곽경택 감독은 돋보이는 본연의 목소리를 지닌 감독이지만 이번 영화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관습적 소재에 속박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극찬도 뒤따랐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만의 우울한 정서, 상실의 고통, 쓰라린 허묵마 등이 너무도 생생하게 표현돼 한국을 초월한 보편성을 획득했다"며 이례적인 호평과 함께 '태풍'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몇몇 사람들은 '태풍'를 제임스 본드 영화에 비교할 지 모르겠지만 이는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적인 리얼리티와 액션 시퀀스의에 대한 적절한 감각을 더한 톰 클랜시의 영화에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격신, 자동차 추격신, 마지막 칼싸움 장면 등 액션 시퀀스가 대단히 훌륭하게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150억여원의 한국영화 최고 제작비가 들어간 해양 블록버스터 '태풍'은 사건을 시간순서에 따라 러닝타임 103분으로 새로 편집한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미국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최근 드림웍스를 인수한 파라마운트 영화의 공동 배급으로 2일 LA와 뉴욕 등 미국 8개 주요도시에서 개봉했다. 앞서 지난 18일 LA에서는 미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레드카펫 행사가 열려 장동건과 이정재가 참석하는 등 기대속에 개봉한 만큼 그 결과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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