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박스오피스 1위가 대체 누구야?
주말 박스오피스 집계가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치고 있다. 추석 대전이 끝나고 극장가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10월의 마지막 주말, 다수의 개봉작들이 저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며 박빙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222개 영화관·1518개 스크린, 가입률 86%)의 가집계에 따른 이번주 흥행 1위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다. 뉴욕 패션계의 뒷이야기와 사회초년생의 적응기를 그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27∼29일 주말 3일간 19.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점유율 19.7%를 기록한 '거룩한 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눌렀다.
영화를 직배한 20세기폭스코리아 자체 집계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토요일과 일요일이었던 28일과 29일 서울 10만1400명, 전국 26만9050명을 불러모았다. 스크린 수는 서울 64개, 전국 239개로 지난 26일부터의 누적관객은 47만8950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날 오전 첫 가집계 당시만 해도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1위는 지난주 1위를 차지했던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였다. 20%의 점유율을 기록한 '거룩한 계보'는 당시 19.6%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근소한 차이로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거룩한 계보'가 주말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주말 서울 72개, 전국 381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거룩한 계보'가 주말 이틀간 모은 관객은 전국 27만3732명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발표보다 4000명 이상 많다.
그러나 배급사 자체 집계에 따른 1위는 따로 있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배급을 맡은 휴먼드라마 '마음이…'다. 제작사 측은 아역스타 유승호와 레트리버 종 개 마음이의 열연으로 화제가 된 '마음이…'가 주말 이틀간 서울에서 6만3440명, 전국에서 28만315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것으로 집계했다. 개봉관은 서울 63개, 전국 309개다.
제작사 화인웍스 관계자는 "영진위 통합전산망은 점유율이 80%대 중반이다. 극장 대부분을 아우르는 배급사 자료가 더욱 신빙성이 있다"며 '마음이…'의 1위를 확신했다.
한편 제 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 역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자료를 보내 경쟁에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집계 결과 서울 65개, 전국 315개관에서 개봉한 '가을로'는 주말 이틀간 서울에서 8만1345명, 전국에서 25만2295명을 불러들였다.
이같은 박스오피스 집계 혼란은 극장가를 주도하는 대형 흥행작 없이 중급 규모의 개봉작들이 비수기 시장을 둘러사고 치열한 틈새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대표 배급사들의 기싸움도 아래에 깔렸다. 영진위의 통합전산망이 전국의 모든 극장을 망라하지 못하는 가운데 통일된 박스오피스 집계 창구가 없다는 점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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