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하실 줄은 알지만 우겨서 넣었습니다."
윤제균 감독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놨다.
26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제작 두사부필름)의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윤제균 감독은 극중 시한부 환자에게 자살을 권하는 장면이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밝혀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첫 공개된 '1번가의 기적'에는 권투시합중 당한 부상으로 불구가 된 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명란의 아버지(정두홍 분)에게 스승이자 친구인 이관장(주현 분)이 가진 것 없는 딸에게 짐이 되어선 안된다며 약을 건네 자살을 권하는 장면이 포함돼 논란을 예고했다.
이에 윤제균 감독은 "많이 불편한 장면일 거라고 생각한다. 일반인 모니터링이나 마케팅, 투자사, 제작사 시사에서도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었지만 끝내 편집되지 않았다"며 "그 장면은 내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끝내 삭제할 수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윤제균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 폐암으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극중 이관장처럼 친형제 같은 사이였던 아버지의 사촌형께서 전화를 걸어 아무 것도 먹지 말라고 하셨다. 제균이도 있고 어머니도 계신데 짐이 되면 안된다고 말씀하신 뒤 1주일만에 아버지께서 굶어서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이어 "많은 분들이 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빼라고 하셨는데 제가 우겨서 넣었다"며 "장면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불편하셨더라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이고 제가 직접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만들어 넣은 신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번가의 기적'은 3류 조폭과 헝그리 여자복서, 부모 없는 남매 등 재개발을 앞둔 달동네 판자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휴먼 드라마.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 임창정이 뭉쳐 화제가 됐다. 오는 2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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