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어로 뜨면 영화가 흥행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영화 마케팅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특히 영화 제목이 검색어 순위 몇 위에 오르냐가 제작사와 마케터들의 지대한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영화가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시선을 뺏기 위해 '흔들녀' 동영상 등을 비롯해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과연 영화 흥행과 인터넷 검색어 순위는 얼마나 상관 관계가 있을까.
현재 개봉한 영화 중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300'은 단연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영화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흥행과 더불어 네티즌들의 관심이 맞아 떨어진 경우이다.
올초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막을 내린 '미녀는 괴로워' 역시 상영 기간 동안 검색어 순위 상위를 놓치지 않았다. 두 영화의 사례를 지켜보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진입해 있는 영화가 흥행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 설 연휴 개봉한 '1번가의 기적'은 상영 내내 검색어 순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1번가의 기적' 제작사 두사부필름 관계자는 "'복면달호' 등 다른 영화들은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데 왜 우리는 진입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엄청 초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번가의 기적'은 개봉 뒤 10위권에 들어서며 당시 개봉 영화 중 유일하게 2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했다.
지난해 큰 화제를 모았던 '중천' 역시 개봉을 앞두고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순위 1위를 줄곧 차지했다. 주인공인 김태희도 배우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줄곧 랭크됐다. 그러나 흥행에는 쓴 맛을 봤다.
'다세포소녀'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 중 가장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홍보와는 별개로 참담한 흥행을 기록해 충무로에서 한동안 인구에 회자됐다. 지난해 개봉전부터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던 '일본침몰'과 '데스노트'는 개봉 첫 주에는 많은 관객들을 모았으나 개봉 2주차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런 현상은 영화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과 흥행이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가 만연해지다 보니 노이즈 마케팅이 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쇼박스 홍보팀 박진위씨는 "어떤 영화는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결국은 영화 자체가 힘이 있어야 한다. 영화 스스로 '붐 업'이 되서 네티즌들의 '피드백'이 일어날 때 검색 순위와 흥행이 비로서 일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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