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결국 이야기이고, 선택의 문제다. KBS MBC SBS가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들려주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어느 채널을 '선택'하는가의 싸움이다. 시청률에 울고 웃었던, 올해 드라마 대첩을 대진표로 살펴봤다. 싱거울 정도로 한쪽 드라마의 일방적인 싸움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월화드라마..'이산' '식객' '에덴의 동쪽'의 독주

월화드라마는 MBC '이산'의 독주로 새해를 열었다. 지난해 9월17일 첫방송한 '이산'은 새해 들어서도 경쟁작을 압도하며 '이병훈 파워'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는 대진표(굵은글씨가 시청률 우위 드라마. TNS미디어코리아 기준)로 단번에 드러난다. 6월 셋째주에 마지막회를 내보낼 때까지 단 한 차례로 시청률 1위 자리를 뺏긴 적이 없다. 그것도 5~8배나 시청률 차이가 나는 압승이었다.
'이산'의 독주로 인해 여러 드라마는 울어야 했다. KBS는 '이산'과 맞붙었던 '못된 사랑' '싱글파파는 열애중' '강적들' 모두 시청률 10%를 넘지못하고 나가떨어졌다. SBS 역시 '왕과 나' '사랑해' '도쿄여우비' 모두 '이산'의 벽에 무릎을 꿇었다. 이 기간 '이산'의 최고시청률은 35.4%(2월25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28.6%(6월16일)였다.
'이산' 종영후에는 김래원 남상미 주연의 SBS '식객'의 독주가 이어졌다. 에릭의 KBS '최강칠우'도, 김선아 이동건의 '밤이면 밤마다'도 안정적인 시청률 20%대를 달렸던 '식객'의 적수는 되지못했다.
그러나 '식객'의 황홀한 시청률 1위를 경험했던 SBS는 다음 타자로 장혁의 '타짜'를 내세웠으나 장한 것은 호기뿐이었다. 송승헌 이연희 한지혜 유동근 김미숙 등 호화 배역을 내세운 MBC 250억짜리 대작 '에덴의 동쪽'이 '식객'이 끝나자마자 1위로 치고 나간 것이다.
8월26일 1,2회 연속 방송으로 포문을 연 '에덴의 동쪽'은 '타짜'와 처음 맞붙은 9월16일 8회 방송분부터 시청률 26.3%로 '타짜'(12.9%)를 제압하더니 지금까지 단 한번도 월화드라마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이 기간에도 KBS '연애결혼' '그들이 사는 세상'은 낮은 시청률에 허덕여야 했다. KBS는 올해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른 적이 한차례도 없다.
▶수목드라마..'뉴하트' '온에어' '일지매' '베바'의 압승

수목드라마는 방송3사가 주거니 받거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첫 영광은 지난해 12월12일 지성 주연의 '뉴하트' 첫회를 내보낸 MBC가 가져갔다. 2월28일 23회 33.6%로 막을 내릴 때까지 KBS '쾌도 홍길동', SBS '불한당'을 제압했다. '쾌도 홍길동'은 '뉴하트'가 끝난 다음주 딱 한번 '누구세요'(MBC)와 '온에어'(SBS)를 상대로 '1주일 천하'를 했을 뿐이다.
이후 3월 셋째주부터는 '온에어'와 '일지매'를 내세운 SBS의 독주. 한번 상승세를 탄 SBS 수목드라마의 위세는 김지수 이하나의 열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KBS '태양의 여자'의 돌풍도 잠재울 정도였다.
그러나 저력의 KBS도 가만히 있지 않고 8월6일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으니 바로 전통의 '전설의 고향'이었다. 첫회 '구미호'부터 마지막회 '환향녀'(9월3일)까지 큰 폭은 아니었지만 MBC '대한민국 변호사'와 SBS '워킹맘'을 앞서나가 KBS의 체면을 그나마 살려줬다.
이후 방송3사 수목드라마 대진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SBS '바람의 화원'의 맞대결로 불꽃을 튀었다. 같은 '바람' 형제인 KBS '바람의 나라'가 일찌감치 낮은 시청률로 경쟁에서 밀린 상황에서 김명민의 '베바'는 큰 화제와 함께 시청률면에서도 문근영 박신양의 '바람의 화원'을 압도했다.
▶주말드라마1..'엄뿔'의 쏠림

이렇게 월화, 수목 드라마에서 체면을 구긴 KBS였지만 주말드라마, 그중에서도 오후 9시 메인뉴스 직전에 방송되는 주말드라마(편의상 주말드라마1)에서는 KBS가 제왕이었다. 전년도 이월작 '며느리 전성시대'부터 2월2일 첫방송한 김수현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9월28일 막을 내릴 때까지 KBS 주말드라마1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며 경쟁드라마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김혜자 장미희 백일섭 이순재 등 중견연기자들의 노련한 연기가 돋보인 '엄마가 뿔났다'의 경우 안정적인 시청률 30%대는 물론 드라마 막판(9월21일 64회 42.7%) 고점을 찍었고 9월28일 마지막회에서는 40.6%를 기록했다. 배종옥의 열연이 빛난 MBC '천하일색 박정금', 이휘향의 SBS '행복합니다'는 저마다 내공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냈지만 결코 '엄마가 뿔났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엄마가 뿔났다'의 후속으로 10월4일 첫방송한 '내사랑 금지옥엽'은 현재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 문소리 주연의 MBC '내인생의 황금기'는 적수가 되지 못했지만, '행복합니다' 후속작 '유리의 성'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9월6일 첫방송에서 16.6%를 기록한 '유리의 성'은 2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20%대 초반의 '내사랑 금지옥엽'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주말드라마2..'조강지처클럽'의 고공행진

오후 9시 메인뉴스 이후 방송되는 주말드라마(편의상 주말드라마2)에서는 역시 SBS '조강지처클럽'의 독주가 초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29일 첫회 13.4%라는 무난한 시청률로 출발했던 '조강지처클럽'은 올해 들어 오현경 김혜선 오대규 손현주의 연기와 캐릭터가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시청률 왕좌에 올랐다.
'조강지처클럽'은 1월5일 첫방송한 김상경의 KBS '대왕세종' 초반만 해도 밀렸으나 1월19일 첫 역전을 한 후에는 '대왕세종'의 기세를 눌러버렸다. '조강지처클럽'은 결국 십수차례의 30%대 시청률을 보이다가 10월5일 104회 마지막회에서 41.3%라는 폭발적인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후 시청률 1위 바통은 역시 SBS의 '가문의 영광'이 이어받았다.
이 기간 MBC는 이태곤 박선영의 '겨울새', 故최진실의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 오연수 정보석의 '달콤한 인생', 고주원 박솔미의 '내 여자'를 내놓았으나 결코 한번 탄력붙은 '조강지처클럽'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KBS와 MBC는 '대왕세종'(11월16일 종영. 13.6%)과 '내여자'(11월8일 종영. 7.7%) 이후 이 시간대 주말드라마를 아예 폐지시켜버렸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