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배우 정호빈은 대박 행운을 거머쥐었다.
상반기를 강타한 KBS2TV '꽃보다 남자'로 눈도장을 단단히 찍었는가 하면, 하반기 국민 드라마 MBC '선덕여왕'에서 비중 있는 역할 '문노'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6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호빈은 "요즘 인기를 실감하는가?"란 질문에 "하하. 그렇죠. 저에게 있어 최고의 해인 것 같아요"라며 호방하게 웃는다. 선글라스를 하고 모자를 쓰고 나와도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선덕여왕'으로 볼 때보다 키도 크고 실물이 훨씬 낫다는 말에 그는 "아무래도 나이 든 역할이어서 그렇지 않겠냐"며 미소 짓는다.
정호빈은 '선덕여왕'의 화랑 총지도자 격인 국선 문노 역에 대한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의 심경도 대들려줬다.
"문노 역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극 초반 매우 비중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1, 2부 방송하고 시청률 안 좋으면 드라마 흐름이 확 바뀌잖아요. 심적으로 빠른 전개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요. 캐릭터를 그만큼 보여줘야 하니까요. 특히 1, 2부는 밤에 촬영했던 장면이 많고 영화 같아서요."
하지만 '선덕여왕'에서 하차한 지금은 많이 홀가분해졌다. 아쉬운 감이 없진 않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문노는 뭘 알아도 쉽게 말을 못하는 화랑도 전체의 총 지도자죠. 상대파가 봤을 때 쉽게 접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부분을 잘 표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죠. 제가 생각해도 제가 기특해요."
정호빈은 올해 유난히 꽃미남 스타들과도 인연이 많았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할의 이민호와 맞붙는 장면이 많았고,'선덕여왕'에서는 비담 역의 김남길과 호흡을 맞췄다.
2009년 라이징 스타를 꼽는다면 단연 이민호와 김남길을 빠뜨릴 수 없어 "스타메이커 아니냐"고 했더니 이내 손사래를 친다.
"내가 그 친구들하고 해서 좋았죠. 민호도 그렇고 남길이도 그렇고 정말 열심히 하니까요. 두 동생들 다 나이는 어리지만 굉장히 정열적이고 자기 역할에 욕심이 강한하죠."
그러던 그가 갑자기 반짝 눈을 빛내더니 "너무 칭찬만 하면 좀 그렇죠?"라며 동생들 험담을 하겠다고 나선다.
"두 친구 다 코믹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민호랑 둘이 있을 때는 닭살 돋을 장난도 쳤고, 남길이도 대본 연습 같이 하고 그러면 웃기게 해요. 제가 '썩을 놈아'라고 말하죠. 하하. 근데 얘 네들이 가끔 들이댈 때가 있어요. 근데 귀엽죠."
정호빈의 애틋한 후배 사랑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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