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news Logo

'내연모', 재벌2세보다 흥미로운 반대당男 정복기

'내연모', 재벌2세보다 흥미로운 반대당男 정복기

발행 :

최보란 기자
사진=SBS '내 연애의 모든 것' 마지막회 방송화면
사진=SBS '내 연애의 모든 것' 마지막회 방송화면


재벌 2세가 아닌 정치적 반대 정당 남자와의 사랑이 안방극장에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 일화를 탄생시켰다.


서로 다른 정치성향을 지난 남녀의 사랑을 그린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극본 권기영·연출 손정현, 이하 '내연모')이 해피엔딩으로 16부 여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내연모' 마지막 회에서는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선과 주변의 압박에 못 이겨 잠시 이별을 택했던 김수영(신하균 분)과 노민영(이민정 분)이 다시 재회하고 인생과 정치적 동반자로 함께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1년 전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던 노민영은 각종 단체와 대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시민으로서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했다. 김수영은 아버지 고대룡 대표(천호진 분) 곁을 떠나 신당을 창설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뜻을 펼쳤다.


각각 몸담고 있던 진보와 보수 진영을 떠난 두 사람은 이처럼 자신의 길을 계속 가면서 우연히 다시 만났고, 변함없는 마음을 확인한 뒤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정당으로 구분되기 이전에 서로가 국민을 위해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음을 깨달은 두 사람이 정치색을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모습은 남다른 의미를 선사했다.


드라마는 이 같이 정치와 로맨틴 코미디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5% 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렀던 '내연모'는 최종회에서도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4.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퇴장했다. 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을까.


'내연모'는 정치와 속성이 비슷한 연애를 직업 정치인이 한다면 어떨까라는 발상에서 시작해, 서로 정치성향과 성격이 다른 두 남녀 정치인의 사랑을 로맨틱 코미디로 그려낸 드라마. 이에 날카로운 풍자와 국회에서 피어난 달콤한 로맨스의 균형이 관건으로 여겨졌다.


드라마는 초반 정치 풍자 보다는 로맨스 코미디에 치중할 것이라 강조했지만, 정치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데도 소홀하지 않으려 애썼다. 정책 토론회나 날치기 법안 통과, 룸살롱 회의 등의 장면이 눈길을 끌었으며, "여당이고 야당이고 다른 게 없다. 국민을 위한 정치한답시고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고 자기들끼리 미쳐 싸워댄다"는 김수영의 말처럼 인물의 대사를 통해서도 강도 높은 풍자를 담아냈다.


이 같은 요소들은 시청자들의 통쾌하게 만들며 공감을 얻어낼 만한 부분이었지만, 오히려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젊고 아름다운 두 국회의원들은 비리와 부패가 가득한 정치세태 반기를 들고, 때론 돌직구로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모습은 속이 시원하면서도 어딘가 이질감이 들었다. 순수하게 밝은 정치와 내일을 꿈꾸는 노민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웠다. 정치판을 바꿔보겠다고 나섰다가 실망하고 독설을 퍼붓는 김수영도 마찬가지였다.


실수도 하고 엉뚱한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는 두 사람의 코믹한 모습은 두 국회의원이라는 설정에도 불구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게 했다. 게다가 노민영과 김수영은 개인의 욕심이나 야욕을 감추고 있지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이상은 비현실적이어서 깊이와 닿지 않았다.


드라마는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계를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뉴스를 통해 접하는 정치가 드라마 속에서도 결국 비슷하게 그려졌고 이는 특별히 시선을 빼앗지 못했다. 그 속에서 열정적인 젊은 두 남녀 정치인의 사랑은 매력적이지만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드라마의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단지 배경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으로, 때론 유쾌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제작진의 노력도 돋보였다.


현실에 밀려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 과정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올 수 있었으며, 신하균과 이민정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생소한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기존 드라마에서 남녀 사이의 갈등이 부모의 반대나 신분의 격차 등에서 발생했다면, 이번엔 정치라는 새로운 소재를 갈등 요소로 부각시키며 신선한 전개를 보여줬다. 재벌남과 캔디 여주인공의 사랑보다 더 힘들었던 반대당 대표 아들과의 사랑. 정치가 시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비록 '내연모'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무대를 떠났지만, 그 참신한 시도와 색다른 구성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정치 로맨틱 코미디의 진화를 기대하게 했다.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

    연예

    "억측 많아 힘들었다"..박나래, 전현무 라방에 절도 피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