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 본 사람인데, 누구더라?"
출연 드라마만 13편, 방송계에 몸담은 지는 십수년됐다. 인기리에 방송중인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제작 HB엔터테인먼트 이하 별그대)가 최신작이다.
이일환씨(41)는 지난 13일 방송된 17회 '별그대'에서 김수현(도민준 역)이 외계로 돌아갈 것을 암시하는 주요 장면에 등장했다. 극중 아이손이 소멸돼 태양에 근접하면서 핵분열을 일으켜 태양열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괴됐다는 뉴스를 진행한 앵커로 출연했다.
출연작도 화려하다. 드라마 '눈꽃'(2006년)을 시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아'(2007년), '아내의 유혹'(2008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년), '천사의 유혹'(2009년), '자이언트'(2010년), '호박꽃순정'(2010년), '시티헌터'(2011년), '보스를 지켜라'(2011년),'옥탑방 왕세자'(2012년), '드라마의 제왕'(2012), '청담동 앨리스'(2012) 등이다.

상대역도 스타들이었다. 고아라, 김동완과 황정음, 장서희와 금보라, 이소연, 이범수, 배종옥과 이청아, 이준혁, 박영규, 박유천, 최시원과 오지은, 박시후 등등. 주연배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일환 씨 출연작 1. 눈꽃(2006) : 극중 아침 프로그램 MC - 당시 상대역 고아라 2. 사랑하는 사람아(2007) : 극중 결혼식 사회자 - 당시 상대역 김동완과 황정음 3. 아내의 유혹(2008) : 극중 구급대원 - 당시 상대역 장서희와 금보라 4.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 극중 회의진행자 - 당시 상대역 고수 5. 천사의 유혹(2009) : 극중 주주총회 사회자 - 당시 상대역 이소연 6. 자이언트(2010) : 극중 라디오 아나운서 - 당시 이범수가 들음(*목소리만 출연) 7. 호박꽃순정(2010) : 극중 파티 및 요리경연대회 사회자 - 당시 상대역, 배종옥과 이청아 8. 시티헌터(2011) : 극중 검찰청 사회자 - 당시 상대역 이준혁 9. 보스를 지켜라(2011) : 극중 토크쇼 진행자 - 당시 상대역 지성, 박영규 10. 옥탑방 왕세자(2012) : 극중 주주총회 사회자 - 당시 상대역 박유천 11. 드라마의 제왕(2012) : 극중 드라마 제작발표회 사회자 - 당시 상대역 최시원, 오지은 12. 청담동 앨리스(2012) : 극중 파티 사회자 - 당시 상대역 박시후 13. 별에서 온 그대(2014) : 극중 뉴스 앵커)
드라마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키맨'으로 등장해왔다. '어~TV에서 본 사람인데'라는 게 이일환씨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다. 이일환씨의 정체는 뭘까. 정확하게 이일환씨는 SBS PR팀에 재직 중인 회사원, '홍보맨'이다. 드라마 홍보를 주로 맡아왔다. 그의 출연작 외에 '아내의 유혹'(2008년), '뿌리 깊은 나무'(2011년), '시크릿가든'(2011년),'신사의품격'(2012년) 등도 홍보했다. 그는 2001년 MBC 홍보팀에서 일을 시작해 현재 SBS에 몸담고 있다.
"드라마 홍보를 맡으면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할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인연덕분에 드라마 상에서 혹시 진행자가 필요할 때 제작진은 제게 연락을 해옵니다. 제작진입장에서는 제가 직원이라 편하고, 저 역시도 출연하면서 동시에 홍보를 겸할 수 있어서 나름 1석 2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씨는 '별 그대' 출연도 이 드라마의 홍보를 맡으며 자연스럽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길복 촬영감독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장태유 감독은 '앵커역할 부디 잘 부탁한다'며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실제로 과거 아나운서를 꿈꾸기도 했다. 이일환씨는 실제 아나운서의 발성을 연상케 할 정도의 뛰어난 언변을 지녔다. 2대 8의 단정한 머리모양, 인상 좋은 얼굴은 그의 트레이트 마크다. 그의 반듯한 성품은 아나운서의 지적인 이미지와 멀지 않다. '별그대'의 앵커 연기는 이일환 씨에게 남다른 의미를 안겼다.

"예전에 저는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짧지만 뉴스 앵커역할을 맡으니 만감이 교차했는데, 예전에 극중 사회자 역할을 맡은 때와는 사뭇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일환씨가 출연한 '별그대' 17회는 수지의 카메오 출연을 포함해 볼거리가 많았던 회차. 시청률도 상승했다.
"다행히 시청률이 올라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드라마 속에서 MC나 사회자가 등장하는 장면이 중요했는데, 시청률이 상승해 기분 좋았습니다."
이일환 씨는 '별그대' 출연으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방송직후 중국에 있는 친구가 중국어 자막이 들어간 내용을 캡처해 보낸 것. 이일환 씨는 "'별그대'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웃음 지었다.
"아무튼 이번 출연을 계기로 드라마 홍보 업무에 더욱 충실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혹시라도 제가 실제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수진 기자skyarom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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