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2일 개막하는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가을과 함께 스물두해를 이어 온 올해의 영화제는 무려 75개국 300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수많은 화제작과 숨어있는 보석들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도 재미지만, 수많은 작품 앞에서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 그리하여 영화제를 대표해 작품을 선정했던 다섯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관객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몇몇 작품을 콕 집어 소개하러 나섰다. 그 전편,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김영우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을 소개한다.
◇남동철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방은진 감독의 '메소드',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 그리고 오멸 감독의 '인어전설'. 세 감독 모두 전작들로 주목을 받았지만 주목할만한 신작을 완성했다. '메소드'는 방은진 감독이 잘 아는 세계인 연극과 연기의 세계를 잘 그렸고, '로마서 8:37'은 종교와 신념과 윤리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작품. '인어전설'은 늘 제주도에서 영화를 찍는 오멸 감독이 역시 제주도에서 해녀가 싱크로나이즈드를 배우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방은진, 신연식, 오멸 감독 모두 그 동안 여러 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각자의 개성을 아주 잘 드러내는 영화를 완성했다."
◆'메소드'(감독 방은진)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월드 프리미어)
연극 '언체인'에 캐스팅된 연기파 배우 재하와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아이돌 출신 스타 영우. 연습에 몰입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재하의 연인 희원은 그런 두 사람이 불안하다. 연극과 현실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욕망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로마서 8:37'(감독 신연식)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월드 프리미어)
기섭은 평소 존경하던 선배, 강요섭 목사의 요청으로 부순교회에서 일하게 된다. 강요섭 목사는 부순교회의 전임 목사였던 박강길 목사와 분쟁 중이다. 기섭은 강요섭 목사를 위해 정의로운 싸움을 선택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는 상황에 휘말리게 된다.
◆'인어전설'(감독 오멸)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월드 프리미어)
계속된 아슬아슬한 취중 공연으로 아쿠아리움에서 쫓겨난 영주. 그녀를 그곳에 보낸 친구 가연은 마침 제주도에서 준비 중인 행사에 싱크로나이즈드 코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듣고 영주를 제주도로 보낸다. 영주는 해녀들에게 싱크로나이즈드를 가르치게 된다.

◇김영우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아시아 각국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스타들이 부산영화제를 찾는다. 당신은 잘 몰라도 그들에겐 너무도 소중한 스타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재'의 주인공은 중국의 인기스타 뤄진(Luo Jin)이다. 그를 따르는 1500만 웨이보 팔로워들과 부산을 찾는다. 태국의 권상우라는 별명으로 국내 TV에도 출연했던 위아는 태국의 슈퍼스타이지만 내내 작은 영화와 독립영화에 관심을 보여오다가 이번에 제대로 된 예술영화 '마릴라: 이별의 꽃'에 출연했다. '디자이너'엔 베트남을 대표하는 스타 여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특별 제작한 아오자이를 입고 베트남의 대표 여배우들이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을 걸을 예정이다. '쪽빛 하늘'로는 등려흔을 부산에서 직접 만나볼 수는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재'(감독 리샤오펑) 아시아 영화의 창, 중국(월드 프리미어)
두 건의 살인사건. 이후 십 년이 지나고 두 살인범이 다시 나타난다. 한 살인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또 다른 살인자는 여전히 과거에 매여 있다. 중국 스타 뤄진이 주연을 맡고 뉴 커런츠 출신의 리샤오펑이 연출을 맡은 스릴러 영화. 리샤오펑은 2014년 '소녀 나타'로 뉴 커런츠에 초청되었던 감독. 두 번째 작품으로 부산을 찾는다.
◆'마릴라: 이별의 꽃'(감독 아누차 분야와타나) 아시아 영화의 창, 태국(월드 프리미어)
과거 동성 연인이었던 셰인과 피치는 만남과 이별을 거쳐, 각각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재회한다. 피치는 불치병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고, 속세를 떠나 중이 되려는 셰인은 사랑하던 이의 죽음을 화두로 삼아 고행과 정진을 이어가지만…. 연인의 죽음을 두고 불가에 귀의하려는 주인공, 그리고 죽음이라는 화두가 다뤄진다.
◆'디자이너'(감독 트란 부 록, 카이 응우옌) 아시아 영화의 창, 베트남(월드 프리미어)
1970년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아오자이 전통 의상실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전통의상의 의미를 찾는 한바탕 소동극이자 시간여행 드라마, 화려한 패션이 돋보이며 베트남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아오자이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소중함을 전달한다. 지난 해 베트남 영화 '땀과 깜 이야기'를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에 주목할 것. 현재 베트남 연예산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팀들이 다시 뭉친 회심의 프로젝트다.
◆'쪽빛 하늘'(감독 청킹와이) 뉴 커런츠, 홍콩 중국(월드 프리미어)
살해사건을 맡은 여성 경찰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늘 골칫거리다. 그녀는 용의자로 지목된 고등학생 소녀를 조사하던 중 그 소녀가 같은 반 친구를 꾀어내, 폭력적이고 변태적인 아버지와 냉랭한 어머니를 살해할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7년만에 뉴 커런츠에 초청된 홍콩영화. 충격적인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친부모살해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뉴 커런츠 영화는 그저 그런 독립영화거나 예술영화라고 오해하시는 관객이 직접 보고 오해를 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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