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에는 '엑스맨 : 다크피닉스'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엑스맨 : 다크피닉스'(감독 사이먼 킨버그)가 19년 '엑스맨' 시리즈 역사에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남겼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19년 동안 총 9편 공개된 '엑스맨'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 '엑스맨'의 시작을 그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이어 '엑스맨 비기닝'의 4번째 작품이다. 당초 '엑스맨 비기닝' 시리즈는 '엑스맨 트릴로지'로 알려졌으나 마지막 이야기가 한편 더 나온 것이다.
영화는 국가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엑스맨들이 우주에 간 가운데, 진 그레이(소피 터너 분)가 우연히 사고를 당하며 우주의 힘을 흡수, 폭주하는 에너지를 가지게 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진 그레이는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 분)가 숨겼던 유년시절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에 폭주하며 흑화돼 다크 피닉스로 변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번 편에서 진 그레이는 엑스맨의 적이 돼 지금까지 엑스맨이 이룬 모든 것을 무너뜨리며, 지구의 운명까지 위협한다. 진 그레이를 없애려는 엑스맨들과, 가족 같은 그녀를 지키려는 엑스맨들이 대립하며 그야말로 '집안 싸움'을 한다.
이번 시리즈에는 찰스 자비에를 비롯해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 분), 레이븐(제니퍼 로렌스 분), 행크(니콜라스 홀트 분), 스콧(타이 쉐리던 분), 퀵실버(에반 피터스 분) 등 '엑스맨' 비긴즈 시리즈의 중심 캐릭터들이 총출동 해 화려한 피날레를 예고했다. 그러나 다크 피닉스로 흑화한 소피 터너의 초인적인 능력으로 인해 다른 엑스맨들은 빛이 바란다.

무엇보다 흑화한 진 그레이의 스토리가 관객의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 우주에서 우연히 얻게 된 힘, 엑스맨이 싫다고 떠났다가 다시 '나의 가족'인 엑스맨을 지켜주겠다고 바뀌는 진 그레이의 감정은 질풍노도 소녀처럼 이유 없이 변해서 그 선택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이런 가운데 엑스맨의 남자 멤버들은 '사랑 타령'을 하며 한쪽에서는 진 그레이를 죽이려고, 또 한쪽에서는 진 그레이를 살리려고 집안 싸움을 한다. '엑스맨 : 다크피닉스'에서 빌런인 다바리 왕국의 외계인들과 엑스맨들의 싸움은 영화 후반 20분 정도에서만 보여진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만큼 액션보다는 엑스맨 이야기의 마무리에 신경을 썼다. 그 이야기는 결국 가족이라는 가장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드라마는 집안 싸움에 가려져 완벽하게 관객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초인적 힘을 가진 진 그레이가 묶여 있어서, 진 그레이를 제외한 다른 엑스맨들이 외계 종족과 싸우는 후반부 기차 시퀀스가 그나마 영화에서 가장 볼만하다. 결국 관객들이 '엑스맨'에서 보고 싶은 것은 각각의 능력으로 적과 싸우는 엑스맨들의 모습일텐데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 '엑스맨' 시리즈는 다른 슈퍼 히어로 무비보다 더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지만 대놓고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우먼으로 바꾸자"라는 대사는 촌스럽다. 사랑 타령과 가족 타령만 늘어놓는 남성 히어로들의 모습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거나 각자의 신념을 드러내는 여성 히어로들과 너무나 대비돼 밸런스를 잃은 느낌이다.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개봉 전부터 여러 차례 개봉이 미뤄지고, 재촬영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6월 5일 개봉. 12세 관람가.
PS.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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