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라디오스타'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가능한 오래 프로게이머로 활약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올해도 잘 될거야 아마두'라는 특집으로 꾸며져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 프로게이머 페이커, 뮤지컬 배우 김소현,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스페셜 MC를 맡은 도티는 페이커를 "그룹 방탄소년단, 손흥민 선수와 한국을 알린 3대장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게임을 모르는 시청자분들이나 MC분들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모를테니 영상을 준비했다"고 했다. 영상을 본 뒤 김희철은 "'게임으로 뭘 하겠냐'는 등의 부정적 인식을 바꿔줬다. 저에게는 페이커 선수가 손흥민 선수다. 저에게는 롤드컵이 월드컵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셜 MC 도티는 "어딜가도 페이커 선수가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홍진호가 '라디오스타'에서도 언급을 했었다. '연봉이 50억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커는 "저는 연봉 공개를 할 수가 없다. 그런 소문이 있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도티는 "사실 연봉보다 선수가 걸어온 길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이커는 "계약할 때부터 그렇게 한다. 제가 비밀을 잘 말하지 않는다. (제 연봉에 대해서는) 부모님과 돈을 관리해주시는 친척분 말고는 모른다. 제가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 저를 도와주시려고 공부도 하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MC 김구라는 페이커에게 "홍진호가 프로게이머로서는 선배인데, 후배 입장에서 그의 발언은 어떤 느낌인지?"라고 물었다. 앞서 홍진호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페이커의 연봉이 50억 원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페이커는 "사실 제 얘기를 하는 건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얘기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유명해지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페이커는 임요환과 자신을 비교하는 질문에 "매번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는 임요환 선수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임요한 선수는 아예 없는 길을 만들어주셨다. 전 선배들이 만들어주신 길을 가는 거다"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김구라는 홍진호와 비교했을 땐 어떠냐고 했다. 페이커는 재치있게 "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페이커는 자신의 흑역사에 대해 언급했다. 도티는 "페이커의 눈물로 유명했다"고 소개했다. 김구라와 안영미는 페이커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을 보며 어떤 감정이었는지 질문을 던졌다. 페이커는 "지고 분해서 운 것 같다. 그때 감정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결승전에서 3대 0으로 져본 게 처음이다. 참패를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져서 분해서 울었던 게 더 컸던 것 같다. 팀원들한테 미안했다. 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데 무대에서 그렇게 해버리면 그런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구라는 "훈훈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정확한 친구다"라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페이커는 "재작년부터 구단에서 상담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저한테는 도움이 많이 됐다. 처음 받아봤는데 스포츠에서는 멘탈리티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관리를 받은 뒤) 그 이후로 감정 기복이 없어졌다. 게임할 때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연애에 대해서는 "프로게이머를 하다보면 시간이 없다. 연애를 한다면 서로게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일에 집중한다. 프로게이머를 하면서는 연애 경험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페이커는 "프로게이머 수명이 짧다. 스물 다섯살인데 이쯤 되니까 체력이 부족한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게임을 오래 못한다. 예전에는 하루 전날 밤새고 새벽 네시까지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밤샘은 꿈도 못 꾼다. 할 수 있을만큼 하고 싶다. 프로게이머 중에 30대가 없다. 가능하면 최대한 오래하고 싶다"고 했다.
페이커는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저는 은퇴 후의 이야기를 물어보면 생각을 안한다고 한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하고 싶기 때문에 일단은 당장 있을 대회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희철은 "페이커 PC방 이런 건 어떠냐"고 했다. 페이커는 "생각 해봤다. 네임드가 있으니까 옵션으로 해볼까"라고 대답해 웃음을 안겼다. 김국진은 "은퇴 안한대잖아"라고 한 번 더 강조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라디오스타'에서 페이커는 '롤의 제왕'다운 입담을 뽐냈다. 그는 자신의 연봉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답했다.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국내외 프로게이머들 중에 페이커만한 실력자를 찾는 것은 손에 꼽는다. E-스포츠를 몰라도 페이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페이커의 바람대로 그는 오랫동안 역사를 써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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