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 등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부 배급작 감독 15명이 KT&G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 공모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15일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부 배급작 감독 15명은 'KT&G의 사회공헌 사업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하는가?'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2021년 2월 8일 KT&G는 현재 휴관 중인 KT&G 상상마당 홍대의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사를 공개 모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관 후 164일째이고, '상상마당 시네마는 문을 닫지 않습니다'라는 KT&G의 발표 후 105일째 되는 날이었다"라고 알렸다.
이들은 "상상마당 시네마는 KT&G가 사회공헌 활동을 문화 예술 분야로 넓히기 위해 2007년 9월 KT&G 상상마당 홍대를 개관하면서 운영을 시작했다. KT&G는 상상마당 시네마를 예술영화관으로 운영하면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의 상영을 지원했고 매년 '대단한 단편영화제'를 개최하며 단편영화 활성화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5년부터는 상상메이킹 프로젝트를 통해 단편영화의 제작을 지원했고, 2007년에는 장편영화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여 '은하해방전선', '돼지의 왕' 등의 제작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리고 디지털 영화에 대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제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인 CINE LAB을 운영하며 독립·예술 영화의 품질과 완성도를 높이는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이 밖에도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등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했고, 이 모든 활동은 KT&G의 사회공헌 사업의 가치를 널리 알렸다. 하지만 2021년 14년째를 맞는 KT&G의 영화 분야 사회공헌 활동은 안타깝게도 퇴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코로나19가 문화예술 창작자를 위기로 내몰고 있던 2020년 10월, KT&G가 CINE LAB 운영 중단에 이어 상상마당 시네마를 폐관하고 영화사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27일 상상마당 영화사업부가 배급하는 영화의 감독 18인은 '#상상마당시네마를지켜주세요'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KT&G가 사회공헌을 중단하지 않고 상상마당 시네마와 영화사업부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성명에는 100여 명의 감독과 300여 명의 영화관계자, 그리고 관객 등 모두 3137명이 지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명이 발표된 10월 27일 KT&G는 사회공헌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영화 분야는 넷플릭스, IPTV 등 온라인 채널의 확대로 상영관 관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상영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지만 상상마당 시네마는 문을 닫지 않으며, 더 좋은 공간과 콘텐츠를 통해 독립·예술영화 분야 지원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영화사업부의 미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020년 12월 KT&G 상상마당 홍대의 운영대행사인 ㈜컴퍼니에스에스는 영화사업부 직원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8명 중 5명은 퇴사했고, 퇴사를 거부한 2명은 2021년 1월 1일부로 영화와 무관한 업무에 배치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컴퍼니에스에스가 영화사업부를 해체한 후 KT&G가 새롭게 발표한 'KT&G 상상마당 홍대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 공모'에 따르면,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독립영화 상영, 대관 유치 등), 독립영화 배급 지원, 영화 관련 커뮤니티 운영 등 영화 분야 사업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운영사와 ‘영화 부대시설 무상임대 및 시설 보수·유지를 제공하는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운영사는 사업 준비기간을 제외하고 개관일로부터 2년 동안 상상마당 시네마 등 KT&G 상상마당 브랜드를 사용하여 기존 배급 작품의 배급 등 사업을 진행하게 되며, 기존에 개최해온 대단한 단편영화제 등 별도의 용역 계약에 대한 우선 협상권이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KT&G 상상마당 홍대의 사회공헌 사업 중 영화 분야 사업만 따로 떼서 기존 대행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 운영을 맡기겠다는 것인데, 이런 결정은 KT&G의 '더 좋은 공간과 콘텐츠를 통해 독립·예술영화 분야 지원을 계속하겠다'라는 애초의 약속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KT&G가 코로나 19 속에서도 2020년에도 5조 3016억여 원의 연간 매출과 1조 4824억여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기존의 영화사업부를 해체하고, 기존의 인력을 해고하여 실업자로 내몰고, 다시 새로운 운영사를 선정하려는 것은 독립·예술영화의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회공헌 사업에 운영비 지원 없이 시설 무상임대만 하는 방식의 저비용 구조를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은 사회공헌 사업의 대상인 예술가는 물론, 간접적인 수혜 대상인 소비자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뿐이다. 이런 경우라면 KT&G의 사회공헌 사업을 더는 사회공헌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 영화감독들은 "독립영화 등 비주류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저비용 구조를 무리하게 도입하지 말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문화예술계의 상황을 반영하여 더욱더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라"는 것과 "지금 추진하고 있는 KT&G 상상마당 홍대 시네마 상상마당 운영사 모집을 중단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독립·예술영화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이고 발전적인 개편 방향을 다시 설계하라"고 요청했다.
이 입장문은 이소현, 강유가람, 이길보라, 연상호, 이광국, 김경묵, 김소연, 라야, 안주영, 김보람, 박문칠, 이유빈, 신연식, 강진아, 김종관 감독 등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부 배급작 감독 15인이 뜻을 모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양한 예술영화들을 소개하던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이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퍼져 영화인들의 우려를 샀다. 이 같은 영화인들의 호소에 대해 KT&G 상상마당은 27일 늦은 오후 공식 SNS를 통해 "상상마당 시네마는 문을 닫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상마당 측이 영화사업부를 해체하고 운영사를 공모하며 영화감독들이 다시 한번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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