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가 5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진출했다. 발목에 피가 나도 뛴 리오넬 메시(34)의 투혼, 승부차기에서 세 차례 선방을 선보인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29·아스톤 빌라)의 선방쇼 등이 일궈낸 감동의 결실이었다.
아르헨티나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네 가힌샤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콜롬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016년 대회 이후 5년 만이자 두 대회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진출을 목전에 둔 아르헨티나는 2년 전 쓰라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투지를 불태웠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4강까지 오르고도 브라질에 0-2로 지는 바람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시 결승 무대에 오르려면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메시가 선봉에 나섰다. 전반 7분 만에 선제골도 도왔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그는 무리하지 않고 뒤로 패스를 건넸고, 이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가 마무리했다.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이었다.

상대의 거친 태클에 '핏빛 투혼'까지 보였다. 그는 후반 초반 상대의 태클에 발목을 가격 당했다. 한참을 고통을 호소하던 그의 발목은 출혈로 젖은 모습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그러나 메시는 굴하지 않고 남은 시간 공격의 중심에 서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메시의 투혼에도 아르헨티나는 후반 16분 루이스 디아스(포르투)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했다. 이후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대회 결승 진출을 향한 메시의 집념을, 골키퍼 마르티네스가 이어받았다.
마르티네스는 콜롬비아의 다섯 차례 승부차기 킥 가운데 무려 세 차례나 선방해내는 '선방쇼'를 선보였다. 2, 3번 키커였던 다빈손 산체스(토트넘)와 예리 미나(에버튼)의 킥을 잇따라 막아내더니, 마지막 키커였던 에드윈 카르도나(보카주니어스)의 킥마저 쳐냈다. 결국 승부차기 스코어 3-2로 아르헨티나가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메시는 마르티네스 골키퍼를 안아줬다. 마르티네스도 메시의 품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메시는 경기 후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마르티네스 골키퍼를 믿었다"며 "이제 결승전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오는 11일 오전 9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 코파 아메리카 결승 대진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 펼쳐지는 건 2007년 이후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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