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며 마음고생을 했던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보름(29·강원도청)이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금빛 사냥에 나선다.
김보름은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에 박지우(24·의정부시청)와 함께 출전한다. 김보름은 준결승 2조, 박지우는 1조에 배정됐다.
김보름은 지난 2018 평창 대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한 김보름은 박지우, 노선영(33)과 팀을 이뤘다. 당시 김보름과 박지우는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진 노선영을 의식하지 못하고 레이스를 이어가면서 결국 7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보다도 두 선수가 노선영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노선영이 '왕따'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경기 다음 날 혼자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보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선수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무려 60만 명 이상이 동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은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 출전, 은메달을 차지한 후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경기 후에도 마음껏 웃지 못한 김보름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올림픽 종료 후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에서 김보름과 박지우는 고의적으로 노선영과 멀어진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왕따가 아닌 소통 오류로 인해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김보름은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여기에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이 노선영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판결 발표 후 김보름은 SNS를 통해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며 4년 동안의 고통을 언급했다. 사건 후 공황장애에 시달렸던 그녀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심리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반드시 이겨내서 이번 경기도 무사히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
비록 4년 전에 비해 기량은 떨어졌을지라도 내면은 더 단단하다. 김보름은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김보름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평창... 이제 진짜 보내줄게"라는 말로 당시의 아픈 기억을 털어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과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김보름은 다시 활짝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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