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제'가 낯설지 않다. 특히 장수 프로그램이 더 주목받았던 예능은 본격적으로 시즌제 포맷을 택하기 시작했다.
최근 등장한 다수 예능프로그램 제목 뒤 붙어있는 건 바로 '2'다. 이달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 tvN '어쩌다 사장' 그리고 채널A '강철부대' 뿐만 아니라 JTBC '방구석1열'도 '확장판'을 뒤에 붙이며 시즌2 격으로 돌아왔다.
'시즌2는 시즌1보다 재미 없다'는 말도 옛날 말이 됐다. '여고추리반2'는 시즌1 대비 8주간 시청UV 총합은 약 120%(동일 기간 기준) 이상 증가하며, 프랜차이즈 IP의 성공을 알리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마지막 8회는 스트리밍 UV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환호에, 정종연 PD는 코멘터리 영상을 통해 시즌3 제작 확정을 알렸다.
5~6%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소소하게 입소문 났던 '어쩌다 사장'은 오히려 시즌2로 돌아오며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시즌2는 1회 6.5%, 2회 7.5%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전 시즌 최고 성적을 올렸다.(닐슨코리아 제공) 프로그램 또한 전반적으로 에피소드가 확장되면서 즐거움을 배로 선사했다.
'강철부대'도 만만치 않다. 시즌1은 방영 당시 육준서 등 다수 출연진이 인기를 얻고 큰 화제성을 자랑했다. 이에 시즌2에 대한 우려도 충분했다. 그러나 이원웅PD는 포맷을 변경하며 시즌2가 거대 프로젝트임을 알렸다. 영화를 심도있게 다뤘던 '방구석1열'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콘텐츠까지 다루면서 의미있는 행보를 보였다.
또 tvN '식스센스'는 시즌3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제시, 오나라, 전소민, 미주와 유재석, 이상엽이 티격태격으로 매력을 보였던 '식스센스'는 2020년 시즌1, 2021년 시즌2를 방송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번 시즌3에선 발 부상으로 전소민이 통불참하며 코로나19로 첫방이 연기됐으나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시즌제 포맷 예능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바뀐 제작 환경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방송사 측은 쉽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게 됐다. 제작진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 모든 시스템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확진자가 출연자일 경우엔 타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선 장난으로 "SBS 예능 '런닝맨'에서 확진자가 나와 매일 '놀면 뭐하니?' 촬영은 취소가 되지 않냐"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듯, 어떤 한 프로그램 녹화도 쉽지 않을 뿐더러 쉽게 해외를 나갈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그램들은 없어지거나 시즌제로 포맷을 변경해 재정비 후 이어간다.
또 매니아 층의 형성도 주요 부분 중 하나다. 뜨거운 화제성을 보인 예능프로그램들 경우,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큰 파급력이 생긴다. 예능프로그램은 출연진들이 가까워지거나 성장하는 모습 등을 모두 담아내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KBS 2TV '1박 2일 시즌4'와 tvN '놀라운 토요일' 같이, 끈끈해진 출연진들과 시청자들의 결속력이 대단한다. 앞서 언급한 '여고추리반', '식스센스', '강철부대' 등도 팬들로 인해 프로그램이 계속 언급되며 인기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방송사 측은 보다 더 쉽게 시리즈 예능을 제작하게 된다.
예능은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정체성이다. 억지로 프로그램을 연장할 경우, 무리하게 구성을 변경하는 등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현재 앞서 언급된 예능프로그램으로 통해 시즌제가 잘 이어오는 가운데 앞으로도 시즌제 포맷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사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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