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년 1개월 만에 전격해제 한다. 오는 4월 18일 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가운데,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영화계도 정상화 된다. 극장에서도 25일 부터 극장 내 취식이 가능해 진다. 정부가 극장가에 취식 금지 조치를 내린 후 극장에서 먹을 수 없었던 팝콘과 음료 등의 취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먹는 팝콘은 하나의 큰 즐거움이다. 오랫동안 영화의 짝꿍이었던 팝콘과 영화을 2년여 만에 다시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취식 금지 조치가 풀리며 극장을 찾는 관객이 더 많아질지 기대를 모은다.
팬데믹 기간이었던 지난 2년간 개봉한 많은 영화들은 제대로 된 기회를 찾지 못한 채 외면 받았고, 그 보다 훨씬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했다. 관객은 볼 영화가 없어서 극장에 가지 않았고, 관객이 오지 않는 극장가에는 좋은 영화들이 걸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 된 것이다.
그 시기, 넷플릭스를 비롯한 많은 OTT 서비스가 급성장 하며 관객들의 시청행태도 많이 바뀌었다. 이에 영화관이 정상화 하더라도 예전처럼 일년에 천만 영화가 여러편 탄생하는 시기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영화는 단지 '영화를 보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에게 영화 관람은 영화 그 자체의 의미보다 놀이와 레저의 의미가 크다. 가족 모임이고 데이트다. 멀티플렉스가 있는 곳에는 식당가와 쇼핑센터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관에 간다는 것은 함께 영화 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친구를 만나서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경험을 나누고, 가족과 함께 팝콘을 먹으며 즐기고,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즐기는 휴가이자, 연말 연시를 따뜻하게 보내는 일이었고 명절 연휴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찾는 즐거움인 것이다. 영화를 보러 가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그 모든 행위가 '극장에 가는' 일에 포함 된다.
물론 취식 금지 조치가 풀린다고 이 모든 것이 한번에 예전처럼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다. 아직은 마스크를 써야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는게 오히려 익숙해지다 보니 마스크를 벗고 실내에서 머문다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억눌렀던 우리의 일상이 정상으로 회복되며, 극장도 다시 예전처럼 관객이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듄'의 드니 빌뇌브 감독 등 큰 스케일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자신의 작품을 극장에서 봐 달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타인과 함께 감정을 교류하는 행위의 특별함과, 즐거운 경험에 대해 강조했다. 수백명이 모여앉아 스크린을 보며 함께 웃고 눈물을 흘리는 일은 극장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관객이 기다리던 영화들도 극장을 찾을 준비를 마쳤다. 5월 마블 영화 '닥터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비롯해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 등이 관객을 만난다. 또 6월에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받은 거장 감독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 '브로커'가 개봉해 관객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극장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팝콘의 의미 그 이상이다. 극장에서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만들었던 추억들. 다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우리의 일상을 다시 찾은 것이다. 극장은 팝콘을 만들며 다시 예전처럼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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