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로이킴이 자신의 목소리로 꼭꼭 채운 정규 앨범으로 위로를 전한다.
25일 오후 로이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그리고'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그리고'는 로이킴이 지난 2015년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북두칠성' 이후 약 7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로이킴이 전곡 작사, 작곡을 맡았으며 로이킴의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앨범 전반에 녹여냈다.
이날 로이킴은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간담회 1시간 중 59분째에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군대를 다녀왔고 그 사이에 앨범 작업과 콘서트 준비를 열심히 했다. 콘서트를 너무 오랜만에 개최하는 거라 울컥할 것 같긴 한데 타인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일단 해봐야 알 것 같은데 마음은 계속 울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괜찮을거야'는 각박하고 치열한 현실 속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독백처럼 들리지만, 사실 우리 모두에게 다 괜찮을 거라고 강한 힘을 가진 말로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이외에도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희망찬 멜로디로 풀어낸 '그대에게 닿을 때까지', 네 번째 정규 앨범 선공개곡이자 두 번째 타이틀곡 '그때로 돌아가', 더 이상 아이답지 않은 나에 대한 자각을 담은 '어른으로', 이별 후 남은 감정의 여운을 담담하게 내뱉는 '그냥 그때', 로이킴의 섬세한 팔세토 보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믿어봐',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들어봐', '오늘 밤만큼은', '결국엔'까지 총 9곡이 수록됐다.

로이킴은 2020년 6월 해병대에 입대, 지난해 12월 만기 전역했다. 이에 대해 로이킴은 "어린 시절부터 해병대를 꿈꿨다"며 "설렘, 긴장, 걱정을 안고 입대했는데 다녀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몸도 힘들고 '시간이 대체 언제 가나'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격수로도 뽑히고 다시는 못해볼 경험을 많이 했다. 사회에서 못 느끼는 전우애를 아직까지도 느끼는 중이다"고 전역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은 피처링 없이 전곡 다 로이킴의 목소리로 채웠다. 그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곡에 담기도 짧게 느껴진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영감이 떠오르면 공책이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두는 편"이라며 "영화를 보거나 대화를 하거나 사색을 하다가 가사가 생각나면 적고는 한다. 영감이 찾아오는 편은 아니다. 생각이 나는 대로 공부하는 것처럼 작사를 하고 있다"고 음악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로이킴은 어느 때보다 담백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특히 더 이상 아이답지 않은 나에 대한 자각을 담은 4번 트랙 '어른으로'에 대해 그는 "저는 많이 까부는 아이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때 모습이 지금도 남아 있겠지만 그때만큼의 파이팅이나 패기는 없지 않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어떤 말을 했을 때 책임감이 따른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곡"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이번 앨범은 편곡을 너무 많이 하지 않고 처음 느낀 감정을 써내려가려고 노력했다. 사람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 이 앨범을 들으며 지금 있는 나의 모습이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이후에는 어떤 음악을 해도 자신이 있는 그런 앨범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이킴은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를 통해 유명세를 얻고 이듬해 싱글 앨범 '봄봄봄'으로 가요계 데뷔했다. 이후 다수 히트곡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19년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사건 이후 구설에 휘말렸다.
당시 로이킴은 정준영 등이 멤버로 있던 단체 채팅방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며 활동을 중단했고,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소속사는 이와 관련 "음란물 유포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경솔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로이킴은 깊이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사실상 로이킴은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로이킴은 "4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지며 많은 일이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논란을 언급하며 "힘들고 지친 순간도 있었고 군대를 다녀오기도 했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에 대한 상상으로 꽉 찬 기시였다.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앞으로 몇 배 더 열심히 활동하고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힘든 시간 혹은 공백기 동안 생각할 시간도 많고, 가수라는 직업이 가진 가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그동안 노래하는 게 좋은 거였다면 지금은 무언가가 좋다는 감정을 넘어서서 음악이 제 인생에 있어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다른 생각들보다 앨범 만드는 데 더 집중했고, 누군가가 제 음악을 기다려준다는 것이 원동력이다"고 강조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도 밝혔다. 그는 기억에 남는 순간, 기뻤던 순간, 후회되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처음 제 얼굴이 방송에 나왔을 때다.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함을 느낀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정말 많았지만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후회되는 순간은 후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성장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답했다.
한편 로이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그리고'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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