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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김유정, 사랑할 수밖에..'셰익스피어 인 러브' [김나연의 사선]

김성철·김유정, 사랑할 수밖에..'셰익스피어 인 러브' [김나연의 사선]

발행 :

김나연 기자

[편집자주] 공연을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그 자체로 신비로운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고전의 가치를 훌륭하게 재해석한 가운데, 스타 배우들은 기대와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사랑을 하며 뜨겁게 살아 숨 쉬는 이들을 지켜보다 보면, 관객들 또한 배우들에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998년 개봉해 이듬해 아카데미상 13개 부문 노미네이트, 7개 부문 수상작이었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2014년 런던에서 초연됐다. 인류가 궁금해하는 셰익스피어의 개인사를 작가적 상상력으로 변주하고 재창조하여 만들어 낸 작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젊은 시절 사랑 아래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1593년 영국 런던, 촉망받던 신인 작가 셰익스피어는 대중의 기대와 압박 속에 좀처럼 글을 쓰지 못하고 영감을 찾아 헤맨다. 그때 한 연회장에서 비올라를 만나게 되고, 그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비올라는 연극을 사랑하고, 동경하던 인물. 여성은 연극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시절, 남장을 하고 연극 오디션에 참가하고, '켄트'와 '비올라'를 오가던 그는 결국 존재를 들키게 되고, 셰익스피어와 불같은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비올라는 아버지와 여왕의 명에 의해 귀족인 웨섹스 경과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고, 심지어 셰익스피어가 유부남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비올라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좌절하고, 그 좌절은 곧 작품이 된다. 그렇게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하고, 셰익스피어는 로미오가, 비올라는 줄리엣이 된다. 관객들은 무대 뒤의 셰익스피와 비올라의 사랑 이야기, 무대 위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를 오가며 지켜보게 된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셰익스피어 인 러브 / 사진=쇼노트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영국 극장 풍경을 섬세하게 재현한 것은 물론,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여기에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활약했던 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우, 로즈 극장을 운영하며 극장 경영론의 기초를 만든 필립 헨슬로, 정치, 경제, 문화의 부흥기를 이끈 엘리자베스 1세 여왕까지 등장하며 관객들을 16세기의 영국 그 한복판으로 이끈다. 특히 셰익스피어와 비올라의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연극이라는 꿈을 좇는 이들의 땀과 노력,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한 원작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속하는 영화인 만큼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러닝타임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꿈을 좇는 이들의 좌절, 비극적인 사랑이 그려질 때도 절대 무겁지 않다. 셰익스피어의 오디션 장면부터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의 백스테이지까지 놓칠 장면이 없을 정도. 재미와 감동까지 다 잡은 셈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까지 있다. 22명의 배우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제몫을 해내는데, 역시 중심을 잡는 역할은 셰익스피어와 비올라다. 특히 앞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정소민, 채수빈, 김유정까지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활약 중인 '스타'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돼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그 기대를 확신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 김유정은 20년에 달하는 연기 내공을 폭발시켰다. 남장 연기부터 당차면서도 사랑스럽고, 사랑에 빠진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김유정은 처음 등장하는 순간, 곳곳에서 '헉' 소리가 튀어나올 정도다. 셰익스피어가 첫눈에 반하는 장면을 비주얼 하나로 납득시키는 김유정이다.


무대 위에서 연기 내공을 폭발시킨 것은 김성철도 마찬가지다. 고뇌에 빠진 천재 작가의 모습은 물론, 불완전함을 사랑으로 완전하게 채워가는 입체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을 가득 채웠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코믹한 장면을 잘 살려낸 것은 덤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가더라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 연극이지만, 배경지식이 있다면 좀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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