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1995년 미국에서 태어나고 인생을 보낸 그가 한국을 찾는 것은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첫 번째 외국 국적 선수인 만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에드먼은 1일 오전 6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미국에서 팀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그는 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첫 외국 국적 선수의 대표팀 합류에 이른 시간 임에도 많은 이들이 그를 보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WBC는 올림픽 등과 달리 출전 제한이 까다롭지 않다. 그 국가 국적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조국 중 한 곳을 택해 대회에 나설 수 있다. 에드먼은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씨와 대학 야구 코치로 활동하던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씨 사이에서 태어나 대표팀에 합류할 자격을 갖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중순부터 에드먼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그가 이를 받아들이며 대표팀 합류가 결정됐다.
에드먼의 가장 큰 강점은 수비다.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이고 외야까지 모두 소화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표본과 같다. 2019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그는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부상 선수들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고 2021년엔 159경기에 나서며 포지션별 최고 수비력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를 내셔널리그(NL) 2루수로서 수상했다.
WBC는 빅리거들이 다수 출전한다. 그만큼 수비의 중요성도 커진다. 지난 시즌 유격수로 골드글러브 최후 3인 후보에 선정된 동갑내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고 키스톤 조합에 큰 기대감이 쏠린다.
뉴시스, 뉴스1 등에 따르면 에드먼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장시간 비행해 피곤하지만 안전하게 왔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며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에 와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느정도의 취재진이 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있을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며 "공항의 분위기만 봐도 야구 대표팀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합류하게 될 대표팀에 대해 공부를 하고 왔다는 것. 그 중에서도 미국에서만 자란 그에겐 생소할 한일전의 의미에 대해서도 알아봤다는 것이다.
"대회 참가를 결정한 뒤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배웠다. 한국인들과 한일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에드먼은 "지난 WBC만 봐도 한일전에서 양 팀이 서로 얼마나 에너지를 뿜어내는지 알 수 있었다. 한일전이 매번 이슈가 됐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오는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WBC 1라운드 일정을 펼친다.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나서는데 특히 일본전이 최종 순위를 가르는데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에드먼은 "이제 일본 도쿄돔에 가서 일본과 경기를 하게 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에드먼의 아내 크리스틴 에드먼은 일본과 필리핀 혼혈이다. 결혼 전 이름은 크리스틴 시오타니. 그의 아내 또한 에드먼을 응원하기 위해 도쿄돔을 방문할 예정. 에드먼은 "아내와 WBC 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일본 팀을 응원하면 안 되고 한국 팀을 응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그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처음 WBC에 나서는 에드먼은 "전 세계에 있는 야구 팬들에게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은 WBC의 장점 중 하나"라며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를 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나와 대표팀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공수주에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한국 대표팀에서 나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먼저 소집돼 미국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을 키웠다. 에드먼도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훈련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하는 대신 소속팀에서 훈련을 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는데 라이브 피칭을 조금 더 보면서 실전 감각을 더 익혀야 할 것 같다"며 "팀에 합류해 팀 분위기도 익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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