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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250의 아이돌은 프린스였다[윤상근의 맥락]

'뽕' 250의 아이돌은 프린스였다[윤상근의 맥락]

발행 : 2023.03.10 09:39

윤상근 기자
/사진제공=BANA
/사진제공=BANA


'뉴진스 아버지'라는 타이틀과 함께 뉴진스 팬덤 버니즈까지 유입을 이끌고 있는 250(41, 이호형)의 음악적 장르에 대해 제20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일단 '뽕'을 근거로 250을 일렉트로니카로 분류하고 총 4관왕의 영예를 안겼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250이 추구하고 있는 음악성은 기반이 일렉트로닉 또는 힙합일 뿐 장르 스펙트럼 확장의 개념에 대한 욕구가 분명했다.


자신의 본명의 이름에서 따온 숫자로 정해진 250은 고등학교 때 힙합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도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한 갈망이 컸다. 그러다 고3때 그렇게도 멀게 느껴졌던 음악 작업이 어느 순간 자신의 눈앞에서 가능해지면서 내가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미 사운드 레코딩을 자세히 소개해온 잡지들을 통해 프로듀싱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접해왔던 250은 스스로 작업하는 모습을 상상해갔고 결국 친형에게서 물려받은 컴퓨터로 그 상상을 현실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사운드포지와 냅스터가 활용됐다. 여기에 음악을 한다고 했을때 부모님도 "네가 좋아한다는데 뭐"라고 덤덤하게 반응하셨다고 250은 말했다.


이후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자 음악 학원에서 미디를 가르치는 역할로 활동을 하던 250은 이태원을 기반으로 결성된 프로듀싱 크루 레이블 슈퍼 프릭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프로듀서들의 모임이었는데 프로듀서들끼리 모여서 할 수 있는 게 딱히 또 그냥 컴필레이션 앨범 내는 거 정도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파티를 하게 된거죠. 이후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저희의 활동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어요."


250이 하고 싶었던 음악은, 250이 음악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음악을 하면서 동경했던 뮤지션들의 면면을 보니 더욱 이해가 갔다. 250이 가장 먼저 언급한 아티스트는 1980년대 미국 음악 신을 풍미했던 대표 아티스트 프린스였다. 프린스는 록을 기반으로 소울 팝과의 파격적인 크로스오버는 물론 강렬한 섹스어필 스타일링과 경악에 가까운 기행 등으로도 많은 이슈를 몰고 온 인물이었다.


"진짜 순수하게 제일 존경했던 사람은 프린스였어요. 프린스는 정말 아이돌처럼 존경하는 한 사람이었고 그 다음에는 류이치 사카모토, 케미컬 브라더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신해철을 정말 좋아했었고요. 그러니까 장르에 있어서 크게 뭔가 국한돼 있지는 않은 그런 분들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프린스가 노래를 만들거나 부르면 다 프린스 노래 같이 들리는데요. 정말 많은 음악을 시도를 하면서도 제 멋대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고 유이치 사카모토는 나이가 들면서는 솔로 프로젝트로는 진짜 어떤 장르인지를 얘기할 수 없는 무언가를 했고 그 이후에는 영화 음악을 했다가 그냥 마음대로 넘나드는 사람이니까요. 전 그런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음악이구나'가 항상 느껴지는 사람들이죠."


이태원 DJ로 활동했다 현 소속사 BANA로 합류하고 나서는 이센스와 김심야의 주요 앨범 수록곡들을 도맡았다. 여기에 f(x) 노래 '4 Walls' 리믹스 버전을 무대에서 선사한 적도 있었고 보아 NCT 127 ITZY를 거쳐 뉴진스까지 도달, K팝과의 접점도 갖고 있었다. 프로듀서이자 DJ로서 이미 장르를 바라보는 시야가 폭넓을 수밖에 없었고 일렉트로니카 장르 특유의 트렌디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음악성은 젊은 층들의 관심을 어렵지 않게 끌어들였다.


그리고 '뽕'이 세상에 나오자 "한국의 다프트 펑크", "컨츄리 장르에 일렉트로닉이 더해진 아비치" 등은 물론 디플로, 칼빈 해리스, 플룸 등 해당 신을 풍미하고 압도했던 주요 DJ 겸 프로듀서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일렉트로니카를 기본으로 덥스텝 하우스 뉴잭스윙 UK 게라지 등 수많은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이에 화려한 사운드 이펙트로 활용한 패턴들이 '뽕'에 담겨 있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음을 넘어서 대척점에 있는 이 타이틀에 대한 첫인상은 불호에 가까울 법했다. '뱅버스'의 시작만 해도 촌스러운 톤의 뮤직비디오 비주얼과 이박사 음악성을 그대로 따라한 것만 같은 멜로디 라인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250은 '뽕'을 '뱅버스' 한 트랙만으로 정의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말하며 나머지 트랙들이 갖고 있는 매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물론 250은 '뽕'을 작업하며 "작업이 어렵다거나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매일 하긴 했다"라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모든 노래에 모든 구간에서 항상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어요. 이게 음악적으로 말이 되나 라고요. '뱅버스'를 만들 때도 뽕짝 드럼을 놓고선 여기서부터 마음껏 해보자고 한 다음부터도 사실 불안하죠. 앨범 만들면서 불안감을 갖고 있었어요. 이게 너무 뽕짝인가. 아니면 전혀 뽕짝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게 하는 비율도 고민이 됐고 모든 수록곡에도 다 각자의 고민이 있었죠. 너무 또 조악하면 안될 것 같기도 했고 너무 또 멋있는 척만 하려고 하면 이건 전혀 뽕짝이 아닌 엉뚱한 음악이 돼 있는 거고요."


한편 250은 '뽕' 앨범 작업과는 별개로 NCT, ITZY, 뉴진스 등 인기 K팝 아이돌 음악을 작업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제 음악이 트렌디하다고 느끼진 못해서 무언가를 타깃으로 한다기 보다 제가 듣기에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첫 번째예요. 앨범 발매 이후 주변에서 느끼는 반응들을 보면서 요즘에 느끼는 건 그래도 내가 좋다고 느끼는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특히나 K팝 같은 경우는 그냥 팝 음악의 종류로서 듣기 좋은 게 최우선인 것 같고요. 내가 좋은 음악, 내가 듣기 좋은 선에서 음악을 다듬는 것 이외에는 의식하고 만드는 건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250의 다음 행보는 일단 앨범 발매보다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6월에는 일본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얘기가 잘 돼서 진행이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다만 디제잉이랑 퍼포먼스를 앨범을 내면서도 뭐랄까 중구난방이라고 해야 되나. 그러니까 어떻게 곡을 구현하겠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만들 수 있는 거를 다 쏟아부어 놓은 상태여서 퍼포먼스를 사실 계획을 특별하게 하고 만든 앨범은 아니었어서 이 노래를 퍼포먼스로 구현할 때 좀 억지스럽지 않게 하는 것에 고민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5월부터는 국내 페스티벌 같은 것도 설 자리가 생기면 좀 하고 싶고요. 그리고 다음 앨범은 작업 기간이 7년 이상은 걸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너무 길었죠."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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