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한 달 넘게 1군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던 선수가 멀티히트에 결승홈런까지 터트렸다. NC 다이노스의 김성욱(30)이 오랜만에 맹타를 휘둘렀다.
김성욱은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던 그는 주전 중견수 제이슨 마틴이 이날 지명타자로 나오면서 선발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서는 초반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1회 말 팀이 3점을 낸 후 1사 2루 상황에 등장한 김성욱은 6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행잉 슬라이더에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왔지만 바깥쪽 패스트볼에 체크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하지만 이후 김성욱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6회 말 등장한 그는 키움 2번째 투수 이명종의 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살아나갔다. 이어 최보성의 좌중간 안타와 박세혁의 2루 땅볼로 3루까지 진루했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타격감을 조율한 김성욱은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 팀의 영웅이 됐다. 3-3으로 맞서던 8회 말, 키움 투수 김성진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연달아 파울로 걷어내며 타이밍을 맞춰갔다. 이윽고 7구째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 들어온 속구를 놓치지 않고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5호이자 통산 60번째 홈런이었다.
김성욱의 한방으로 리드를 잡은 NC는 9회 초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 4-3 한 점 차 우세를 지켜내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3연승을 질주하는 동시에 두산 베어스와 공동 3위(47승 43패 1무, 승률 0.522) 자리를 유지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승리는 8회 김성욱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며 공을 인정했다.

2012년 NC에 입단한 김성욱은 팀에 남은 단 4명뿐인 창단멤버(김성욱, 이민호, 이재학, 박민우)다. 군 복무 전에도 갭 파워와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인정받은 선수였다. 2021년 상무 야구단에 입대 후 지난해 9월 전역했는데, 팔꿈치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곧바로 전력에 합류할 수도 있었던 자원이었다.
올 시즌 절치부심한 김성욱은 FA(프리에이전트)로 떠난 양의지(현 두산)의 등번호 25번을 물려받아 시즌을 출발했다. 4월 주전 좌익수로 나서면서 타율 0.271, 2홈런을 기록했지만 5월 월간 타율 0.125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이어지며 결국 2군으로 강등됐다. 이후 다시 1군에 복귀했지만 지난 6월 22일 창원 LG전 이후 44일, 14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주전에서 밀려난 그는 결국 7월 중순 한 차례 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오랜만에 시원한 홈런을 만들어낸 김성욱은 경기 후 "오늘 홈런으로 팀이 연승을 이어가는데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항상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는 김성욱은 "홈런을 친 타석에서도 다른 생각보다 나를 믿자는 생각으로 임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김성욱은 "앞으로 남은 경기도 한 타석, 한 타석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잔여경기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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