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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광 꾸짖던 어머니의 변화 "아들 너무 좋다", 뜨거운 눈물 흘린 '스파5 金' 김관우 [항저우 현장]

게임광 꾸짖던 어머니의 변화 "아들 너무 좋다", 뜨거운 눈물 흘린 '스파5 金' 김관우 [항저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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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안호근 기자
김관우(오른쪽)가 29일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관우(오른쪽)가 29일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관우가 28일 우승 후 금메달을 깨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관우가 28일 우승 후 금메달을 깨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관우(44)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게이머였지만 사회적으로,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늘 꾸중만 듣던 선수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게이머 김관우'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결승(7전4승제)에서 대만의 샹위린을 4-3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e스포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김관우라는 이름을 한국 e스포츠 역사에 당당히 아로새겼다.


29일 중국 항저우 그랜드 뉴센추리 호텔 보아오 항저우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관우는 못다했던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 소식을 듣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선발전에 도전했고 최선을 다했다. 선발전에 우승해서 국가대표가 됐을 때에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항저우에 오기 전에 같이 힘들게 훈련하면서 오래 해온 게임임에도 성장하는 걸 보고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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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목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초유의 관심을 받으며 금메달을 목전에 둔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FC온라인이 PC를 기반으로 한 게임인 반면 스트리트파이터5는 과거 오락실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게임이다. 그만큼 요새 대세인 PC 게임들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의 금메달은 더욱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른바 '덕업일치(좋아하는 것과 직업의 일치)'를 이뤘다. 김관우는 "요즘 e스포츠라면 보통 떠오르는게 PC 게임을 생각하실 것이다. e스포츠가 발전한 게 스타크래프트 때부터라고 생각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하는 PC 게임이 기본"이라며 "스리트트이터파는 쉽게 말해 오락실에서 하는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나름 잘하는 편이었고 오락실에서 격투게임을 잘하면 근처 형들에게 끌려가 혼나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 좀 하면 다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동네에서 맞아보지 않았으면 실력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어릴 적부터 좋아했고 옆구리를 맞아가면서도 콤보를 넣는데 손을 놓지 않은 강한 승부욕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실 맺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게임 실력 만큼 뛰어난 입담을 선보였다.


가족으로부터도 좋은 시선을 받지 못했다. 특히 어머니로부터 꾸중을 많이 들었다. 그는 "혼내셨던 분은 아직 엄마뿐이다. 어머니는 이런 걸 아직 잘 모르신다. 찾아보기 힘든 연세"라면서도 "주위 분들이 (어머니께) 연락을 해주셨다. (어머니께서) 어설픈 문자로 '아들 나 너무 좋다'고 문자가 왔다"고 말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관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참동안 서럽게 운 그는 가까스로 소감을 마칠 수 있었다.


이젠 단순히 '겜돌이'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금메달리스트로서 공인을 받았다. 44세 김관우의 e스포츠 선수로서의 삶은 이제야 본격적인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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