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BO 리그 최고의 타자로 등극한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과연 연봉협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노시환은 7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에서 '최고의 타자상'을 수상하며 손혁 한화 단장을 향해 "선수들이 야구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올해 잘했으니까 연봉 좀 많이 올려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노시환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지만 지난해 6홈런에 그쳤던 그는 절치부심의 자세로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채은성이 그를 밀착마크했고 웨이트트레이닝 파트너로 나서며 노시환의 몸 관리를 도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화려했다. 올 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에서 1위를 차지했고,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출전으로 10경기에 결장했음에도 리그 유일의 30홈런-100타점 타자가 됐다. 이에 시즌 종료 후 열리는 여러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싹쓸이하며 그야말로 상복 터진 겨울을 보내고 있다.

노시환은 수상 후 "좋은 상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한다. 올해 상복이 많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성장하겠다. 그러면서 유수의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있는 팀 동료 문동주(20)와 "수상소감을 뭘로 해야 하나. 똑같은 멘트 그만 쓰자"며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최근 많은 상을 받고 있어서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수상소감이 고갈돼 할 말이 없더라"며 웃었다. 이어 "감사한 마음은 항상 전하지만, 이후로는 멘트할 게 없어서 즉흥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행복한 바쁨이다.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의 시즌 뒤에 맞이하는 오프시즌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노시환은 "올해 좀 잘 했기 때문에 준비했던 과정들을 기억하면서 비시즌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으로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년, 1년 성장을 계속한다면 올해보다 내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바로 연봉 협상이다. 2019년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첫 시즌 3000만 원의 최저연봉을 수령했다. 이듬해 연봉이 300만 원 상승한 그는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12홈런)을 터트리면서 6000만 원까지 올랐고, 2021년 18홈런을 때려낸 이후에는 1억 2000만 원으로 두 배 올랐다. 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한화는 1100만 원 오른 1억 3100만 원을 노시환에게 안겨줬다.

노시환은 수상소감에서 "올해 잘했으니까 연봉 좀 많이 올려달라고 하고 싶다"며 손혁 단장을 향해 말했다. 시상식 후 다시 만난 노시환은 '어느 정도 액수면 만족하겠냐'는 질문에 "액수는 공개하기 그렇다. 선수가 받고 싶은 대로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구단과 조율을 잘 해보겠다"고 밝혔다. 아직 구단과 연봉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그는 "내가 생각하는 근사치에 온다면 서로 기분 좋게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시환은 "꼭 이 말은 넣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내년에도 더 잘할 테니까 많이 신경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6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을 깨긴 쉽지 않다. 역대 KBO 리그에서 6년 차에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였다. 그는 2017년 데뷔 후 2022시즌 7억 5000만 원을 수령하며 2011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기록한 4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한꺼번에 6배의 연봉이 올라야 이정후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만큼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류현진의 기록에는 근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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