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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아이유♥박보검 이상의 '폭싹한 명작'[한해선의 X-선]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박보검 이상의 '폭싹한 명작'[한해선의 X-선]

발행 : 2025.03.15 06:00

수정 : 2025.03.15 06:01

한해선 기자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아이유와 박보검이 스스로 "'폭싹 속았수다' 진~짜 재밌어요" 자신할 만했다. 어지간한 명작이 아니고선 홍보성 멘트라도 이렇게 말하기 쉽지 않은데, 시청자들도 인정한다. '폭싹 속았수다, 참 잘 만들었다'고.


주연 아이유와 박보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 연출,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 집필.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가 워낙 출중한 출연진에 제작진이 꾸려져 제작 단계에서부터 입소문 터졌던 터라, 기분상으론 방영한 지 반 년은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 7일 처음 네 편이 공개돼 이제 방영 첫 주가 지났다. 그런데 공개 첫 주부터 이 드라마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직후 한국은 기본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2개 국가에서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르며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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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란 제주 방언을 제목으로 써 먼저 눈에 띈다. 아이유는 똑단발을 하고 제주에서 태어난 그 시절의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를 고스란히 표현했고, 박보검도 묵묵하게 애순이만 바라보는 팔불출 해바라기 관식이로 이전과 또 다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어른들 앞에선 틱틱 대다가도 유채꽃밭 안에선 호주머니 속 슬쩍 손도 잡고 뽀뽀도 하며 사랑을 키우는 청춘 그 자체를 보여줘 시청자의 추억을 돋운다.


워낙 아이유, 박보검이 유명인사여서 그렇지 '폭싹 속았수다'는 사실 이들 외의 배경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1960년대부터 2025년 현재까지 65년의 세월을 그리면서 한국전쟁 직후의 제주도민의 팍팍한 삶, 차별에 서러웠던 여성, 근대화 속 미성숙한 발전 등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다뤘다. 그 큰 시대의 간극을 다 담느라 6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는데 디테일에서도 어색하거나 흠 잡을 데가 없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몰입도를 확 이끈 건 애순 엄마 전광례를 실감나게 연기한 염혜란이었다. 광례는 부모 빚에 허덕이면서 첫 서방은 병 수발하다 떠나 보냈고, 새 서방은 한량이라 '지게꾼'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 시절 평등에 무지해 자신의 박복함을 인지하고 사는 여성이 퍽 드물텐데, 팔자가 잘못됐음을 알아버린 광례에게 '엄마 지게에서 내려오겠다'고 말하는 딸 애순은 먹먹함과 애틋함을 자아냈다. 염혜란은 궁핍함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억척같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우리네 엄마'를 떠올리게 했다.


초반에 등장한 애순 아역 김태연, 윤서연과 관식 아역 이천무, 문우진의 열연도 탄탄한 서사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들은 애순의 강단, 관식의 우직함을 그라데이션으로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옹골지게 연기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조부모부터 부모와 자식까지 3대 이상이 이어지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뤄 시청층을 넓혔다. 누구라도 부모 혹은 자식을 아니 경험해 본 이는 없을 터. 드라마는 이들의 관계성과 심리를 절묘하게 스케치해 시청자의 공감을 유발한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는 모녀의 관계성에 집중했는데, "나는 엄마처럼 안 살 거야"란 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엄마를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딸의 모습이 시청자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신파'에 기대진 않는다. 시대적 배경에 그런 요소가 있을지언정 오히려 그 심리적인 묘사를 촌스럽게 하지 않아 감탄이 나온다. 또 애순과 관식이 부산에서 뜻밖의 강도를 만나는 장면 등 시청자가 시대극에서 예상할 수 있는 전개와 또 다른 디테일한 상황들이 피식 웃음도 나게 한다.


'폭싹 속았수다'의 공개 회차 계산도 적절했다. 매주 4회씩 4번, 16회를 한 달 동안 공개하는데 주말에 몰아보기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여운을 즐기고 전개를 볼 수 있는 요즘 시청 패턴에 알맞다. 여러 요소 요소를 볼 때 '폭싹 속았수다'가 간만에 '명작' 탄생을 알리는 것 같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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