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록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배지환(26·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결국 그토록 간절했던 메이저리그(MLB)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다.
피츠버그는 27일(한국시간) 올해 정규시즌 개막 로스터 26명 명단을 발표했다. 야수 13명 가운데 배지환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내야와 외야를 오갈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과 함께 시범경기에서 보인 압도적인 타격 성적을 앞세워 결국 생존에 성공했다.
배지환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1(42타수 16안타) 1홈런 4타점 13득점 3도루, 출루율 0.422, 장타율 0.600, OPS(출루율+장타율) 1.017로 맹활약했다.
시범경기 내내 피츠버그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였다. 2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중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 1위, 도루 3위, 출루율 4위, OPS 5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현지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2022년 빅리그에 2018년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10경깅서 타율 0.333(33타수 11안타)로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듬해 111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출루율 0.296, 장타율 0.311, OPS 0.607로 가능성과 과제가 동시에 나타난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내외야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엄청난 스피드로 팀에 기동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히 기대감을 키웠다. 2023년 배지환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 초부터 부상을 겪으며 내리막길을 걸었고 빅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고작 29경기에 나서 타율 0.247(74타수 14안타) 6타점 11득점 6도루, 출루율 0.247 장타율 0.216, OPS 0.463으로 부진했다.
그렇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모든 걸 쏟아내야 부담을 안고 시범경기에 나섰으나 연일 맹타를 휘둘렀으나 배지환에 대한 호평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럼번터는 "배지환이 유틸리티 역할을 부여받는다면 악몽이 될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기회를 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만큼 충분하진 않았다"고 했고 미국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노아 하일스 기자는 배지환과 백업 자원들에 대한 질문에 "이들의 미래가 밝지 않다"며 "(배지환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췄지만 그것이 MLB 수준에서 나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재능은 많지만 타석이나 수비에서 여전히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시범경기 일정이 진행되며 피츠버그는 로스터를 줄여나갔다. 이 때마다 조마조마하게 상황을 기다려야 했으나 그때마다 배지환은 살아남았고 오직 실력 하나로 개막 로스터에 한 자리를 쟁취해냈다.

현지 매체의 반응도 달라졌다. DK피츠버그스포츠는 "배지환은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였고 그저 의미 없는 통계는 아니었다"며 "더 똑똑한 접근 방식으로 타석에 나섰고 더 견고한 컨택트를 해냈으며 초기 경력 궤적이 더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전날 배지환의 개막 로스터 합류 가능성을 알리며 "배지환과 스윈스키 모두 외야수다. 반면 스튜어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로서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며 "배지환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16안타 13득점으로 (이 부문) 팀 내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늘도 배지환을 도왔다. 내야수 스펜스 호위츠가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전날까지 남아있던 야수 14명 중 13명이 이탈 없이 그대로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다. 배지환과 경쟁하던 잭 스윈스키도 함께 빅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이한다.
피츠버그는 28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2025 MLB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 배지환은 벤치에서 대수비와 대주자, 대타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주전 도약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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