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의성이 감독 겸 배우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소감과 함께 '로비'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의 김의성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로비'는 연구 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김의성은 원리원칙주의자인 것처럼 굴지만 욕망 앞에서 흔들리는 정치권 실세 최실장 역할을 맡았다.
김의성은 '로비'의 캐스팅을 제안받고, 망설였다고 밝혔다. 그는 "캐릭터 때문은 아니고, 이 영화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하정우 감독의 소위 유머 코드가 저에게는 너무 하이 코드였다. 재밌는 부분도 있지만, '이게 이야기가 될까?' 싶었고, 하정우 감독에게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해하는 데 허들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저도 후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출연을 고민했는데 일단 감독 하정우랑 일해보고 싶었고, 후배 하정우와 오랫동안 쌓아온 좋은 인연도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본 리딩을 진행하며 점점 영화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저는 연기 준비할 때 이 영화가 하정우의 영화라는 생각을 안 했다. 특유의 호흡이나 리듬을 맞춘다든지, 하정우표 영화를 찍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 캐릭터로서 이 상황에 맞춘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어쩌면 그게 더 웃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의성은 '로비'가 코미디 장르의 영화지만, 코미디에 신경 쓰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배우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 생각을 안 했다. 이 영화 안에서 드라마를 완성한다고 생각했고, 연기하면서는 코미디 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런데도 찍는 데 웃기더라. 하정우, 이동휘 두 배우가 워낙 웃겼다. 저는 보통 연기하다가 웃는 NG는 잘 안 내는 편인데 이번에는 NG를 많이 냈다. 이렇게 웃으면서 촬영하는 영화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가 현장에서 추가되기도 했고, 리딩 과정에서 대본을 계속 고쳤다. 전체 리딩, 부분 리딩을 여러 번 진행했는데 모니터에 대본을 띄워서 고쳐가며 했다. 그 과정에서 없어지거나 새로 생긴 대사도 있고, 현장에서는 애드리브가 그리 많진 않았다. 저희가 굉장히 긴 리딩을 겪었기 때문에 이미 완성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의성은 감독 하정우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에 연연치 않고, 선 굵고, 순발력 있게 해나가는 특징이 있다. 연기에서도, 연출에서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웬만한 일에 놀라거나 걱정하거나 동요하지 않는 믿음직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 감독 스타일이 좀 이야기가 가야 할 때도 안 가고 딴소리한다. 그런 걸 못 넘어간다. 근데 이 작품에서는 좀 달랐다고 생각한다. 주제로 몰아가는 힘이 있었고, 특히 저희 팀은 더 그랬던 것 같다. 단단하게 방향을 잡고 흘러가고, '롤러코스터' 식의 스토리는 반대쪽 팀에서 살아있고, 양쪽의 색깔이 달랐던 점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로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김의성은 "일단 극장에 걸리는 영화 숫자가 적고, 잘 되는 영화는 더더욱 적기 때문에 1년에 영화 두 세편 넘게 개봉하던 시절을 지나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니까 너무 애틋하고, 소중하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어려운 상황이 영화에 대한 사랑을 더 크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배우들 다 열심히 홍보하고 있고, 하 감독도 수술하고 나서 시사회와 GV 못한 걸 안타까워하더라. 어떻게든 빨리 병원에서 뛰쳐나와서 관객들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극장뿐 아니라 식당도 잘 안 간다고 하더라. 빨리 나라가 정상화돼서 (국민들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영화도 봤으면 좋겠다. 일상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영화 개봉하고 나면 좋은 상황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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