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영애가 32년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이영애는 지금이 아니면 이 작품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이영애, 김정호, 백지원, 지현준, 이승주 그리고 전인철 연출과 이현정 LG아트센터 센터장이 자리했다.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는 억압된 시대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집요하게 섬세하게 파고든 고전 명작. 주인공 헤다는 아름다우면서도 냉소적이고 지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성격의 복합적인 캐릭터로 배우 이영애가 헤다 가블러 역을 맡아서 32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다.
이현정 센터장은 "이영애 배우는 LG아트센터가 역삼동에 있을 때부터 연극을 자주 보러 오셨고 평소에도 연기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떤 작품을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그동안 이영애 배우가 보여준 모습을 보며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영애 배우는 완벽한 헤다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이영애는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20대 때 '짜장면'이라는 연극을 했는데, 첫 작품이었고 어렸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배우로서 20대, 30대를 보내면서 항상 연극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대학원에 가서도 연극을 공부하면서 워크샵으로 무대에 서봤었고,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타이밍 잡지 못하다가 이번에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영애는 32년 전 첫 연극무대에 오를 당시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오래 전 제가 20대 중반에 연기를 시작할 때 연극을 했다. 당시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김상수 선생님과 인연이 돼서 죽은 소녀, 천사 역을 했다"라며 "그때 느낌을 떠올리자면, 전단지도 같이 돌리고 지하철역에서 포스터도 나눠주고 하면서 제작팀도 했다. 그때는 어렸을 때니까 저도 시키는대로 다 했다. 재밌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다. 관객과 호흡한다는 감정들이 계속 남아있어서 '헤다 가블러'까지 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영애는 헤다 역을 연기하며 여성으로서 공감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육아를 하고 있다. 저희 아이가 벌써 사춘기에 들어서고 저는 여성으로서 다양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던 중 만난 작품이 '헤다 가블러'다. 제가 20대나 30대에 만났으면 공감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헤다는 독특하고 특이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현재의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 이영애로서 공감하는 것도 저 스스로 찾아가겠지만, 배우들 창작진과 함께 고민하며 우리가 모두 공감하는 인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이야기구나. 내 주위의 이야기구나 하며 현대 시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이영애는 고전 속 여성 캐릭터를 어떤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누구나 자기 작품에 100프로 만족하는 배우는 없다. 저도 항상 작품이 끝날 때마다 조금 더 잘할 걸.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최근에 '운수 좋은 날'이라고 올해 하반기에 방송 예정인 드라마를 끝내고 '조금 더 열심히 해볼 걸' 생각하다가 '헤다 가블러' 작품을 제안 받았다. 좀 더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싶다. 공부하는 자세로 (연극을) 해보자고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영애는 "제가 배우로서 보여줄 것도 많지만 힘든점도 많다. 공부도 많이 하고 있고 재밌다. 좋은분들과 함께 하는 공동작업 자체가 재밌는 것 같다. 제가 어떤 모습 보여줘야겠다 그런 생각보다, 연구하며 열심히 하다보면 그 안에 녹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힘들지만 즐기면서 하는 창작의 작업을 하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봤던 이영애와 연극 속 이영애는 다를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직접 와서 보시면 재밌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20대에 배우 생활을 시작해 50대가 된 이영애. 이 작품을 통해 연기 갈증을 해소했을까. 이영애는 "'헤다 가블러'는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제가 50대 들어서 결혼과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학부모로서 겪었던 나름의 다양한 감정들이있다. 그 전과 이후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이런게 연기자로서 큰 자양분이 될 수 도 있구나 생각이 들더라. 더 늦으면 다시 이런 좋은 작품이 돌아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여러 타이밍도 맞았고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그런 말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이영애는 "배우로서도, 여기 좋은 배우들 모두 같은 생각이지만 끝나고 항상 부족함 있다. 드라마는 잘 하고 싶은데 시간의 부족을 느끼기도 하다. 조금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목마름이 있는데 공동작업을 하며 함께 이야기 하고 좋은 경험 나누는 그런 작업이 연기 이상으로 제게 큰 힘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헤다 가블러'는 LG아트센터에서 내달 7일 막을 올리며 6월 8일까지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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