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른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같은 선수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새로운 선수는 남녀부를 통틀어 14명 중 4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상위 순번에선 이미 V-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선택을 받았다.
11일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열렸다. 재계약을 택한 남자부 3팀, 여자부 2팀을 제외하고 7팀이 새로운 아시아쿼터 선수를 선발했는데 전혀 새로운 얼굴은 매우 적었다.
이번 드래프트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경력직'이다. 각 구단들은 모험을 하기보다는 부상 이슈를 안고 있더라도 V-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을 택하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남녀부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은 천안 현대캐피탈과 광주 페퍼저축은행이었다. 두 팀의 선택은 바야르사이한 밧수(등록명 바야르사이한)와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였다. 둘은 각각 안산 OK저축은행, 서울 GS칼텍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재계약을 맺은 5명 외에도 1순위 두 팀을 비롯해 3팀이 이미 한국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택했다.

이는 아시아쿼터의 한계이기도 하다. 현재 여자부는 1년차에 12만 달러, 2년차 이상(타님, 동일팀 재계약)에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남자부는 1년차 10만 달러, 2년차 이상 12만 달러로 제한된다.
외국인 선수에게 적용되는 금액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남자부는 1년차 40만 달러, 2년차 이상 55만 달러, 여자부는 1년차 25만 달러, 2년차 이상 30만 달러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시아쿼터 보수 기준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기에 더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사실 크게 매력 있던 선수는 없었던 것 같다"며 "가지아니(OK저축은행)가 국대이기에 매력 있었다. 그 외엔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호철 화성 IBK기업은행 감독은 현행 제도에 대해 "KOVO에서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사견으로는 아시아쿼터는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자유계약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도 한 명이 아니라 2명으로 늘려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여러 생각이 일치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여자부의 경우 자유계약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고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이 나오게 됐다.

강성형 수원 현대건설 감독도 "상위권 있었던 선수들이 철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비대면으로 하다보니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기적으로 어려움도 겹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가했는데 이 때문에 이란 선수들 영입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남자부에선 96명 중 절반에 가까운 45명의 이란 선수가 지원을 했는데 이들 중엔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했으나 많은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와 재계약을 이룬 서울 우리카드를 제외하면 안산 OK저축은행만이 이란 선수(매히 젤베 가지아니)를 택했다.
송금 부분에 대한 분명한 부담이 있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이란 선수들이 많이 나왔는데 송금 이슈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며 호주의 알시딥 싱 도산을 지명한 이유를 전했다.
아시아쿼터 선수의 활약에 대해선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다만 드래프트 과정에서부터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는 건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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