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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인배가 있나' 트라웃, 수비 방해한 팬에게 오히려 사인배트 선물이라니... '자식 같아서' 용서했다

'이런 대인배가 있나' 트라웃, 수비 방해한 팬에게 오히려 사인배트 선물이라니... '자식 같아서'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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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마이크 트라웃(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휴스턴전 종료 후 자신의 수비를 방해한 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LB.com 레트 볼링저 SNS
마이크 트라웃(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휴스턴전 종료 후 자신의 수비를 방해한 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LB.com 레트 볼링저 SNS

경기 중 자신의 수비를 방해한 관중을 용서하고 사인 배트까지 선물했다.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34·LA 에인절스)이 훌륭한 인성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3일(한국시간) "트라웃이 파울볼을 잡기 위해 수비를 방해한 관중을 경기 후 만나 선물을 줬다"고 전했다.


사건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에인절스가 2-0으로 앞서던 2회말, 휴스턴의 야이너 디아즈가 타석에 들어왔다. 볼 2개를 골라낸 디아즈는 3구째 가운데 패스트볼에 밀려 오른쪽 파울지역으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트라웃은 이 타구를 잡기 위해 파울 라인 쪽으로 달려갔고,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관중석에 있던,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팬이 트라웃의 글러브에서 볼을 빼내는 모습이 나왔다. 트라웃은 해당 관중을 지적하면서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심판은 포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하며 파울이 됐다.


트라웃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보였고, 론 워싱턴 에인절스 감독도 항의에 나섰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디아즈가 다음 공에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더 큰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해당 관중은 보안요원에 의해 좌석에서 퇴장 조치돼 관중석에서 떠나야 했다. 그런데 경기가 에인절스의 4-1 승리로 끝난 후, 트라웃은 퇴장당했던 관중 부자(父子)를 만났다. MLB.com의 샘 블룸이 올린 영상에 따르면 트라웃은 아버지 팬과 악수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아들에게는 사인볼과 사인 배트를 선물했다.


마이크 트라웃(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휴스턴전 종료 후 자신의 수비를 방해한 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LB.com 샘 블룸 SNS 갈무리
마이크 트라웃(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휴스턴전 종료 후 자신의 수비를 방해한 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LB.com 샘 블룸 SNS 갈무리

아버지 팬은 "당신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아 다행이다"고 했고, 트라웃은 "퇴장당했다고 들었다. 괜찮다.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이들을 위로했다.


취재진과 만난 트라웃은 "공이 글러브 안에 들어왔는데, 팬이 그냥 빼내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팬이) 정말 미안해 하더라"고 전한 그는 "새로운 걸 배웠다. 우익수 쪽은 다르더라. 중견수 위치에는 그런 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주로 중견수로 나오던 그느 올 시즌 우익수로 출전하고 있다.


트라웃은 이어 "그들은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경기에 큰 영향도 없었다. 나도 자식이 있는데, 그 아이는 9살쯤 돼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만나니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힘들게 돈을 벌어 티켓을 사는 데 썼던 것 같다"며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같은 트라웃의 반응은 심판진이 상황을 확실하게 설명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MLB.com은 "트라웃이 관중석으로 손을 뻗은 순간 이미 팬의 방해는 아니다. 또한 글러브에 들어가기 전에 팬이 공을 건드렸다고 심판진이 판단했기에, 항의했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관중이 수비를 방해한 것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도 나왔다. LA 다저스의 무키 베츠는 2024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회 수비 도중 오른쪽 파울 지역으로 달려가 타구를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 팬 2명이 베츠의 글러브를 잡고 놓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 나왔다.


결국 이들은 퇴장 명령을 받았고, 이후 두 사람은 5차전에서도 출입금지 명령을 받았다. 베츠는 시즌 종료 후 한 토크쇼에 출연, "그 관중들에게 '엿먹어라'고 말하고 싶다"며 "그래, 공을 잡으려는 건 좋다. 그런데 그들은 날 잡으려고 했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2024 MLB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회 말 수비 도중 관중들에게 방해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2024 MLB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회 말 수비 도중 관중들에게 방해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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