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라이벌' 일본도 인정한 명승부, 그리고 대역전극이었다.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기적을 만들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8강에서 타지키스탄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믿을 수 없는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패배 위기에 몰렸으나, 후반 추가시간 9분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차기에서는 5-3으로 승리했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후반 22분 정현웅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정현웅이 달려들어 마무리했다. 후반 29분 임예찬도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38분과 후반 40분, 2분 만에 연속 실점해 승부가 뒤집혔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에 포기는 없었다. 동점골을 노리던 한국이 페널티킥 찬스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 9분, 상대 수비진이 한국의 공격을 막으려다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VAR을 통해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어 김지성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차 넣었다.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5명의 키커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천신만고 끝에 4강에 진출했다.

일본도 한국의 투지를 인정했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웹은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면서 "한국은 기적을 일으켰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올라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오는 17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대회 4강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직전 대회였던 2023년 준우승을 기록했다. 당시 결승에서 일본에 패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일본이 없다. 앞서 일본은 8강에서 사우디를 만났는데, 이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주목을 받았던 '4강 한일전'도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결승 남북전'은 가능하다. 북한이 4강에 진출했기 때문. 북한은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만약 한국이 개최국 사우디를 꺾고, 북한도 우즈베키스탄을 누른다면 결승에서 격돌하게 된다. 이 대회 한국의 마지막 우승은 2002년이었다. 23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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