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양동근(44)이 마침내 팀의 사령탑까지 올랐다. 신인 선수에서 감독이 되기까지 21년이 걸린 그의 심경은 어떨까.
현대모비스는 13일 "양동근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4강 플레이오프 탈락 후 변화를 위해 조동현(49) 감독과 결별을 선택한 구단의 선택은 바로 양 코치였다.
신임 양동근 감독은 2004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이후 2020년까지 17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면서 정규시즌 6회 우승과 MVP 4회,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과 MVP 2회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덕분에 그의 등번호 6번은 현대모비스 역사상 3번째로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은퇴 후 미국 연수를 거쳐 2021년 현대모비스의 코치로 돌아온 양 감독은 조동현 감독 체제에서 수석코치로 세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사령탑까지 오르게 됐다.

감독 부임 소식이 전해진 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양 감독은 "(감독이) 제 꿈이었는데 너무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부임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상기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원클럽맨이 코치와 감독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 양 감독. 그는 "영광이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입단 이후 감독이라는 목표가 점점 커졌다는 그는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야 하니 선수 때와는 기분이 정말 다르다"고 고백했다.
코치 생활을 4년 동안 했지만 감독과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양 감독은 "아직 선수들을 안 만나보기는 했지만, 코치를 할 때도 잘 따라주고 열심히 했다"며 "제가 잘 만들어가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13일) 오전에 구단에 들어가서 얘기를 들었다"고 밝힌 양 감독은 "세부적인 얘기는 아직 나눈 게 없다. FA(프리에이전트) 같은 것 때문에 그런 회의만 했다"고 전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올해 현대모비스는 장재석, 서명진, 한호빈 등 많은 선수들이 FA로 풀린다. 여기에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이우석과 이번 시즌 외곽포가 발전한 신민석, 두 선수가 상무 농구단 입대를 앞두고 있다. 양 감독은 "시기가 촉박하게 됐다. 다른 팀들은 좀 일찍 시작했는데, 저희는 늦게 시작해 더 정신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짊어지고 갈 일이다. 구성이 없다고 핑계 댈 일은 아니잖나. 제가 만들어야 한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 구성 역시 아직 정해진 게 없이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양 감독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큰일이다"고 하면서도 "이런 고생은 사서도 한다. 맡겨주신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양 감독은 현대모비스 팬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서 항상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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