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지난 11일(한국시간)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인테르나치오날레(인터밀란)를 1-0으로 제압하고 팀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EPL과 FA컵,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하는 이른바 '유럽 트레블(3관왕)'의 대업을 완성시켰다.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52)는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에 이어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지난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에 인수된 뒤 오랫동안 기다렸던 첫 유럽 제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맨시티는 그동안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계 최고 선수들을 끌어 모아 EPL에서는 7차례나 우승을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었다.


특히 지난 2016년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우승 청부사로 모셔 온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준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에서 갑작스러운 전술적 변화로 경기 결과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남겨 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맨시티는 리그에서 36골을 성공시킨 공격수 옐링 홀란(23)을 비롯해 공격과 수비진의 짜임새가 그 어느 시즌보다 견고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율 축구'를 완성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중원 3인방' 로드리(27), 케빈 데브라이너(32)와 베르나르두 실바(29)가 모두 최상의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맨시티의 트레블 달성으로 맨체스터 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축구도시 반열에 오르게 됐다. 맨시티의 라이벌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지난 1998~1999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지휘 하에 '유럽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올 시즌 전까지 유럽 프로축구 클럽 가운데 챔피언스리그(과거 유러피언컵)를 포함한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은 7개였다. 셀틱(스코틀랜드·1966~1967시즌), 아약스(네덜란드·1971~1972시즌), 에인트호번(네덜란드·1987~1988시즌), 맨유(잉글랜드·1998~1999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2008~2009, 2014~2015시즌), 인테르나치오날레(이탈리아·2009~2010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2012~2013, 2019~2020시즌)이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맨시티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맨체스터 시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 트레블' 2개 클럽을 보유한 도시가 된 셈이다.
맨체스터는 19세기 산업혁명이 만든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면직공장과 철도 노동자들이 다수의 축구 클럽을 창설해 잉글랜드 축구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1878년 랭커셔 요크셔 철도의 뉴튼 히스 지부에서 만든 축구 클럽이 훗날 맨유가 됐다.
산업체를 기반으로 한 축구 클럽 창설 붐은 교회에서도 불붙었다. 청년들이 교회를 등한시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맨체스터 지역 교회들도 축구 클럽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잉글랜드 청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였기 때문이다. 그 중 한 팀이 현재의 맨시티다. 맨시티는 1880년 세인트 마크스(St. Mark's)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세인트 마크 성공회 교회가 이 팀의 후원자였다.
이미 19세기부터 잉글랜드 축구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던 맨체스터는 1960년대 이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맨유가 잉글랜드뿐 아니라 유럽을 제패하면서 '축구 도시'로 성가를 높였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에도 맨유는 잉글랜드 최고 팀으로 군림해왔고 이후 2010년대부터 맨시티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하는 트레블은 아니지만 올 시즌 전까지 같은 도시에서 2개 클럽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유일한 유럽 도시는 흥미롭게도 이탈리아 상공업의 중심지였던 밀라노였다. 밀라노에 연고를 두고 있는 AC 밀란(7회)과 인테르나치오날레(3회)는 모두 합쳐 10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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