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숀 롱(32)이 살아나자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도 살아났다. 전반 부진했던 숀 롱이 경기 막판 팀을 살렸다.
현대모비스는 13일 오후 2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상대로 87-84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까지 KBL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2.6%(54회 중 50회)였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시리즈 승리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한 현대모비스의 핵심 전력은 단연 외국인 선수 듀오 숀 롱과 게이지 프림(26)이다. 이미 한국 리그 경험이 풍부한 두 선수는 누가 1, 2옵션이랄 것 없이 활약을 펼쳐줬다. 출전시간 역시 프림이 평균 20분 33초, 숀 롱이 19분 52초로 비슷했다.
그렇기에 현대모비스도 외국인 기용법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좀 더 뛸 것이다"고 예고했다. 조 감독은 "(디온테) 버튼이 나올 때 숀 롱이 나오는 걸 생각하고 있고, 조니(오브라이언트) 때는 몸싸움이 강한 프림을 붙여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우선 스타팅 라인업에는 프림의 이름이 올라갔다. 그는 경기 초반 공수에서 에너지 레벨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프림이 1쿼터를 풀로 뛰며 8득점을 올린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2쿼터 들어 숀 롱을 투입했다. 하지만 좀처럼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턴오버를 저지르기도 하고, 어렵게 던진 슛도 림을 외면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어두운 표정을 지은 숀 롱은 결국 쿼터 중반 벤치로 돌아갔다. 숀 롱의 전반 기록은 5분 45초에서 자유투로 2득점한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프림이 활약하며 현대모비스는 전반을 42-42 동점으로 마쳤다. 이후 3쿼터 들어 정관장이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현대모비스는 3쿼터 종료 3분 49초를 남기고 숀 롱을 다시 투입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현대모비스도 살아났다. 그는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계속 잡아내며 기회를 만들어줬다. 한때 9점 차로 벌어졌던 경기도 점차 좁혀졌다. 숀 롱은 3쿼터 종료까지 짧은 시간 7득점을 기록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쿼터 초반 함지훈의 활약 속에 접전을 펼치자 숀 롱도 힘을 보탰다. 송창용의 U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한 그는 수비에서도 적극적 면모를 보였다. 이어 75-79 상황에서 이우석의 3점포를 어시스트했고, 곧바로 본인이 덩크슛을 꽂아넣으며 점수를 추가했다. 경기가 2분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는 두 차례 결정적 득점에 이어 84-84 동점에서 자유투를 성공시켜 사실상의 결승점을 만들었다.


이날 숀 롱은 19분 34초를 소화하며 20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전반에 단 2득점에 그쳤던 그가 후반에는 무려 18점을 몰아치며 현대모비스의 짜릿한 역전승에 기여했다.
경기 후 조동현 감독은 "숀 롱이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전반에는) 자기한테 볼이 너무 안 와서 짜증이 났다. 이후로 볼 잡고 나서 자기 플레이가 나오다 보니 힘을 내서 하더라"고 말한 조 감독은 "프림이 전반에, 후반에는 숀 롱이 자기 역할을 해줬다. 그래서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17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끈 베테랑 함지훈 역시 "숀 롱이 믿음직스럽게 1대1 등 공격에서 이끌어줬다"면서 "국내 선수들도 잘 받아먹어야 되는데 오늘 많이 안 나왔다.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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