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정유미가 보여준 '김지영들의 얼굴' ②

[★리포트]

김미화 기자  |  2019.10.15 10:20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배우 정유미가 사랑스러운 얼굴 속에 김지영들의 얼굴을 담아냈다.

정유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타이틀롤 김지영 역할을 맡아 관객을 만난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조남주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인 '김지영'은 현재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과, 딸들과, 아내들의 대명사가 됐다. 정유미는 이번 영화에서 엄마이자 딸이자 아내인 김지영의 모습을 여러 방면으로 보여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김지영(정유미 분)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일을 그만 두고 집에서 살림을 사는 아내와 엄마 역할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 대현(공유 분)은 지영이가 이상해진 것을 알게 된다. 김지영은 자신도 모르고 엄마로, 할머니로, 혹은 대학선배로 빙의돼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넘겼던 대현은 지영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내의 편에 서서 생각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해야 되는 집안일과 육아에 매달리는 아내를 당연하게 생각하던 대현. 부산에 있는 시댁에 서너번 가는 일도, 명절에 시누이 뒷바라지까지 하고 나서야 친정으로 가야 했던 아내의 상황도 너무나 당연한 듯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지영의 힘든 생활을 생각하게 된다.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정유미는 김지영이라는 역할 속에 1980년대에 태어나 딸로서 살아가는 보통 여자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때로는 무표정하고, 아이 앞에서는 웃고, 또 때로는 무표정한 김지영의 얼굴 속에 현실적인 감정을 녹여냈다. 해 질녘 창밖을 보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고 말했던 그녀의 얼굴 속에는 놀랍도록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속 지영은 팍팍한 세상의 벽을 실감하지만 홀로 버티지 않는다. 늦었지만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한 남편의 도움과, 금쪽같은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 그리고 표현하지 못하지만 따뜻한 아빠와 동생 등 가족들의 도움으로 지영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사진='82년생 김지영' 스틸컷


특히 카페에 유모차를 밀고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자신을 향해 '맘충'이라고 욕하는 남자들에게 "왜 나를 채 10분도 보지 않고 벌레라고 하느냐. 왜 그렇게 남에게 상처 입히지 못해 안달이냐"라고 내뱉는 장면은 한 단계 성숙해진 지영의 모습이 보인다.

공부를 잘해도 오빠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공장에 다녔던 엄마 세대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금 여성들을 대변한다. 또한 지영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영의 딸 아영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정유미는 이런 감정들을 모두 담아낸 연기로 이 세상 많은 '김지영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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