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번트 댈 때" 확 바뀐 김경문 감독, '믿음의 야구'에도 때가 있다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06.12 17:56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오른쪽)이 11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오른쪽)이 11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경문(68) 감독은 번트 사인보다는 선수를 믿고 강공을 지시하는 일이 많은 감독이었다. 김경문식 '믿음의 야구', '뚝심야구'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였다. 그러나 '한화 감독 김경문'은 다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번트를) 지금은 대야 한다"며 "몇몇 베테랑을 빼놓고는 아직은 타자들이 좋은 투수들과 싸워서 이길 능력이 부족하다. 조금 더 도와주고 찬스가 왔을 때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 점수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8년, NC 다이노스에서 6시즌을 프로 감독으로 활약하며 896승 대업을 쌓은 김 감독이지만 '만년 꼴찌'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한화와 당시 팀들의 상황은 다르다. 두산은 2001년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었다.'


NC는 신생팀이었지만 창단과 함께 특별 규정을 통해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KBO리그에 처음 발을 들인 2013년 7위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했다. 첫 시즌도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자신감을 키우고 경험을 쌓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한화와는 많은 게 다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야구를 경험한 건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KBO 최다승 1~3위 김응용, 김성근, 김인식 감독을 거치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게 한화였다.


11일 두산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11일 두산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데려왔고 지난해 채은성, 올 시즌 안치홍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지만 아직은 전반적인 전력이 고르지 못한 게 사실이다.

김경문 감독도 이러한 점에 주목을 한 것이다. 더구나 현재는 타선을 이끌던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까지 빠져 있는 상황이다. 리빌딩을 마치고 '윈나우' 기조 속에 선임한 김 감독이고 스스로도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기에 기존과 같은 야구를 고집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전날도 선취점을 내는 과정에서도 무사 1,2루에서 황영묵의 희생번트가 주효했다. 이후 장진혁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1점을 낼 수 있었다. 이후 집중타를 날린 한화는 6-1 대승을 거뒀다.

김 감독만의 야구를 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걸 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당분간은 제 야구를 떠나서 번트는 조금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다가 나중에 팀에 힘이 더 생기고 나면 그때는 또 제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는 야구'를 공언한 김경문호는 출범 이후 7경기에서 4승 2패 1무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두산(5승 2패)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통산 900승까지 달성해 부담감을 털어내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한화다.

이날 한화는 이원석(중견수)-황영묵(2루수)-안치홍(1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우익수)-김태연(지명타자)-이재원(포수)-이도윤(유격수)-유로결(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채은성을 반기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채은성을 반기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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