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10. 아직 LCC의 올바른 표현은 미정

채준 기자  |  2023.03.08 09:16
/사진제공=pixabay /사진제공=pixabay


LCC의 우리말 명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LCC의 올바른 우리말 해석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우리나라 LCC업계에서 올바른 우리나라식 표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유통업계에서 미국의 디스카운트스토어(Discount Store)를 우리나라로 들여오면서 할인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듯 K-LCC 사업자 스스로 용어를 정해서 우리사회와 소통해야 했다. Low Cost Carrier를 단어 그대로 직역(直譯)해서 '저비용항공사'라 부르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보편적이지는 못하다. 때문에 2000년대 이후 해외 LCC에 대한 우리말 표현도 다양할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불러야 맞는 말일까. '저가항공사'는 절대 아니고, '저비용항공사'도 다소 어색하다. 그렇다고 할인점의 경우처럼 '할인항공사'도 적절하지 않다. 과거 우리나라 LCC 내부에서 '알뜰주유소'에서 착안해 '알뜰항공사'를 대체용어로 검토한 적이 있었으나 이 명칭 역시 어울리지 않아 논의가 일찍 종료됐다. 따라서 어느 것 하나 적절해 보인다거나,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한국형 LCC'의 특성과 업(業)의 개념까지 명쾌하게 이해시키기에 편해 보이지 않는다.

/사진제공=pixabay /사진제공=pixabay


전 세계를 통틀어 LCC의 효시는 자타공인 1971년 운항을 시작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보다 먼저 '저가'만을 추구하였던 일부 항공사를 첫 LCC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저가의 항공권이 LCC의 '업(業)의 본질'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저가항공사'의 효시로 볼지언정 LCC의 효시로는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LCC와 저가항공사는 다른 개념이다. 둘 사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혀 다르다. 같은 업태가 아닌 별개의 업태이다.

LCC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처음 도입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말하는 것이며, 저가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이노베이션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기존항공사보다 현격하게 싼 항공운임을 받은, 말 그대로 '저가의 항공사'이다. 단순히 저운임으로 승부를 건 그야말로 저가항공사의 효시는 1946년 1월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Heathrow Airport)에서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로 시험비행을 실시한 영국남미항공(British South America Airways)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1932년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Aeroflot Russian Airlines)가 첫 운항을 했는데 기내식으로 과일주스와 커틀릿(cutlet, 소 돼지 닭 따위의 고기를 납작하게 썰거나 다져서 그 위에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 요리)만 제공했으며 운임은 초저가 수준이었다고 해서 낮은 수준의 요금과 서비스 생략의 측면만 따져서 최초의 저가항공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진제공=pixabay /사진제공=pixabay


2004년 이후 우리나라 LCC들은 회사 설립과정에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유럽의 라이언에어와 이지젯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에어아시아 등 대륙별로 성공한 LCC에 대해 기본적인 학습을 했다. 그 가운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 세계 LCC의 표본이기도 했지만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LCC들 사이에서는 사우스웨스트항공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LCC의 초기모습은 모두 어설프게나마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닮은꼴이다.

실제로 2005년 설립되어 2006년 취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취항 준비과정에서 전 직원에게 시중에 나와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성공신화를 다룬 서적을 읽게 했다. 제주항공 취항 준비과정에서 필독서이자 교과서였다. 그리고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 하나하나를 그대로 따라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진제공=제주항공 /사진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의 초기 경영진은 취항 준비과정 중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메일을 보내 견학을 하고 싶다는 방문의사와 함께 일부 조언을 구하는 레터를 보냈으나 아쉽게도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는 답신을 보내오지 않았다. 또한 국내 LCC 가운데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연을 맺은 항공사는 나오지 않았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