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 34. 워케이션의 지역 관계인구 유치 전략

전시윤 기자  |  2023.03.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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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 달 살기와 같이 일정 기간 지역에서 스테이하는 것이 지역관광 활성화와 체류인구 증가에 한몫해 왔다. 최근에는 또 다른 형태로서 워케이션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워케이션이 지역으로 인구를 유입시켜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인구 감소라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로 휴가지에서 일하는 형태로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휴가지에 공유오피스 공간 등이 조성되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원격근무가 확산함에 따라 워케이션이 하나의 휴가 형태 혹은 일하는 형태로 부상하게 되었다.

워케이션을 통해서 나타날 수 있는 효과는 기업 측면과 지역 측면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는데, 기업 측면에서는 재택근무의 생산성 향상, 창의력 계발의 기회, 직무만족도 향상 및 이직률 감소, 근무 혁신 및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을 것이며, 지역 측면에서는 워케이셔너의 체류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 관광 활성화 효과 등이 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2020년 10월 한국인 1,010명에게 워케이션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1%가 원격근무가 가능하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행을 즐기며 일하는 워케이션을 시도해 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2021년 10월에 한국인 1,0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앞으로 일과 여행, 생활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다'라는 답변이 90%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2021년에 국내 사무직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워케이션의 참여 의향이 6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선호하는 숙박시설은 호텔, 리조트, 콘도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해양 휴양지에 대한 선호가 65.4%로 높게 조사되었고 가고 싶은 목적지는 제주, 부산, 강릉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러한 워케이션이 우리나라에서 최근 여러 정책에서 언급될 정도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동인은 코로나19에 의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등이 확대되고 기업의 근무 문화가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다양한 일들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일과 휴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것도 계기가 되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워케이션 진흥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최근 워케이션 정책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유럽에서는 육아연계형 공유오피스라든가 고령친화적 생활·업무환경(SmartWork 프로젝트) 개선, 공공부문의 새로운 근무방식 프로젝트 등을 진행함으로써 원격근무 형태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였다. 크로아티아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동안 급감한 관광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인 자다르에 디지털 노마드로 불리는 해외 원격근무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모바일 하우스, 공유오피스, 다양한 옵션의 숙소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노마드 마을(Digital Nomad Valley)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또한 유럽, 남미 및 태국·대만 등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신설하여 원격근무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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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19년 「일하는 방식의 개혁법」을 시행하면서 '다양하고 유연한 일하는 방식의 실현'이라는 세부목표를 설정하고 근무제도의 유연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2020년부터는 국내여행과 여행소비액 성장도모를 위해 기업(보내는 주체)과 지역(받는 주체)의 연계협력을 바탕으로, 업무처리 방식을 다양화하는 텔레워크, 워케이션, 블레이저 등의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보급함으로써 잠재여행수요 확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다. 새로운 여행 스타일 촉진 사업은 2021년과 2022년에도 지속해서 운영하면서 일하는 방식 개혁과 함께 워케이션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2011년 스마트워크 활성화 추진계획을 통하여 주거지·교통요지 인근에 IT 기반을 갖춘 스마트워크센터를 조성하였으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재택이나 원격 근무하는 유연한 근로환경 문화조성을 위해 기업에 인프라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여전히 재택근무, 화상회의 지원 등을 위한 사업으로 본격적인 워케이션과 관련된 제도적 마련은 2021년 7월에는 '인구감소 시대의 외국인력 활용방안'을 발표하면서 원격근무로 국외 소득이 지속 발생하는 IT·첨단기술 등 인재의 장기체류가 가능한 원격근무자 비자를 신설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민간 기업 차원에서 주요 IT 기업을 중심으로 워케이션을 지원하거나 센터 등을 조성하여 워케이션을 촉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러한 지원 제도를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편, 강원도 관광재단이나 서울산업진흥원,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워케이션 상품 개발 혹은 시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워케이션 인식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지자체 차원에서도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을 물론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새로운 정책으로 워케이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성공적으로 안착만 되면, 현재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소도시나 농어촌지역에서 체류인구 증대 등으로 인한 지역 활성화, 관광산업 진흥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문자가 일정 기간 워케이션 장소에 머물게 되면 교류인구 및 관계인구 등 지역인구 증가 효과와 함께 지역 및 커뮤니티와의 관계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지역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유휴공간의 재생이 이루어질 수 있고, 워케이션의 규모가 커지면 관련 일자리가 증대와 함께 지역 농산물의 판매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소매업, 세탁·청소 등과 같은 생활서비스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한편 관광산업 진흥 측면에서 보면, 워케이션은 지역의 호텔 및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민박 등과 같은 숙박시설의 수요를 지속화하면서 지역에서의 다양한 여가 및 스포츠 활동에 대한 수요와 함께 지역의 음식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침체된 관광산업을 회복시키는데 주효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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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워케이션 확대에 대한 제한적 요인이 있다. 이는 앞으로 워케이션의 방향 모색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한적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는 기업의 근무 문화가 얼마나 빨리 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여러 지역에서 고려하고 있는 워케이션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와 개인의 일 문화에 대한 인식과 행태가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모든 지역에서 워케이션이 성공할 수 있느냐이다. 일반적으로 워케이션은 지역 및 장소는 기후적 요인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휴가지로 선택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적 요인이나 휴가지로서의 조건을 공유시설이나 프로그램, 서비스 등 다른 것으로 상쇄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관광사업의 한계인 계절성이나 지역성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수 있다.

워케이션은 민간 기업의 영역인데 지역을 활성화하는 정책목표에 따라 공공이 워케이션의 확대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지역에서 워케이션 사업이 촉진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5G 등 업무에 불편이 없는 수준의 기초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농어촌지역이나 섬지역에서 주민들의 생활서비스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공유오피스, 위성사무소 등과 같은 워케이션 시설을 지원하여 제공하는 것으로만은 지역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에서 워케이션을 하면서 편리함과 지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을 수 있도록 주민의 환대 문화를 개선한다거나 그 지역만의 역사·문화성과 생활문화 기반하에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환경에서 머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지역 곳곳에 비즈니스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하며, 지역에서 이러한 워케이션이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청년과 지역주민의 참여(사회적 경제조직 등)가 확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로는 상기와 같은 기본적인 토대 아래에 기업과 개인의 워케이션을 촉진하는 워케이션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향자 CST선임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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