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56홈런' 김하성 前 동료 33살에 조기 은퇴, ML도 취업난 '극심'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2023.07.04 18:40
샌디에이고 시절 윌 마이어스.  /AFPBBNews=뉴스1 샌디에이고 시절 윌 마이어스.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세계 경제가 갈수록 악화되는 요즘, 메이저리그 재취업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같으면 화려했던 옛 경력 덕에 시즌 중 방출되더라도 재취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불러주는 팀이 없어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거나 아직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1루수 헤수스 아귈라(33·애틀랜타)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10년 차의 베테랑이다. 2018년 밀워키 시절 한 시즌 35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탬파베이를 거쳐 마이애미로 이적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도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릴 만큼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였다.

헤수스 아귈라.  /AFPBBNews=뉴스1 헤수스 아귈라. /AFPBBNews=뉴스1
올 시즌 오클랜드와 계약한 아귈라는 지난 5월 말 단 36경기만 치른 뒤 방출됐다. 이유는 성적 부진. 타율 0.221, 5홈런 9타점에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665에 그쳤다.

과거 같으면 아귈라 정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있는 선수는 타 팀들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긁어 보는 복권처럼 금세 영입을 해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귈라는 6월 중순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현재는 트리플 A팀에서 뛰고 있다.

구겨진 자존심 때문인지 그곳에서의 성적도 좋지 않다. 아귈라는 4일(한국시간) 현재 트리플 A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0, 1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도 0.639로 좋지 않다.

브렛 필립스.  /AFPBBNews=뉴스1 브렛 필립스. /AFPBBNews=뉴스1
한국 야구팬들에게 트레이 힐만(60) 전 SK 감독의 사위로 알려진 브렛 필립스(29·LA 에인절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메이저리그 7년차인 필립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 타격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와 주루 능력만큼은 인정을 받는 선수였다.

특히 탬파베이 소속이던 2020년 월드시리즈 4차전 9회말 2사 1, 2루에 대타로 나와 당시 LA 다저스 마무리 투수였던 켄리 잰슨(36·보스턴)을 상대로 끝내기 적시타를 친 일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필립스는 에인절스에서 대수비와 대주자로 요긴하게 쓰일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9경기 출전에 타율 0.077, 2타점으로 부진하자 5월 중순 지명할당(DFA)됐다. 필립스는 자신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자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였다. 트리플 A 성적도 타율 0.198, 1홈런 6타점으로 좋지 않다.

마이크 주니노.  /AFPBBNews=뉴스1 마이크 주니노. /AFPBBNews=뉴스1
지난달 클리블랜드에서 지명할당된 11년차 올스타 출신 베테랑 포수 마이크 주니노(32)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지명할당 후 주니노를 영입하겠다는 팀이 나오지 않자 클리블랜드는 지난 달 22일 그를 방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인 주니노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번)에서 지명됐다. 당시 그가 받았던 계약금은 400만 달러(약 52억원)였다. 최고 유망주였던 그는 단 1년 후인 2013년 6월 빅리그에 데뷔했을 만큼 성장 속도가 빨랐다.

주니노는 타격에서 맞히는 능력은 떨어졌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 매년 두 자릿 수 홈런을 때려낸 파워와 수비 능력이 좋아 메이저리그 주전 포수로 안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탬파베이로 이적한 2019년부터 잦은 부상 때문에 출전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성적도 하락했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와 1년 계약을 맺고 재기를 노렸지만 42경기 출전에 타율 0.177, 3홈런 11타점의 성적을 남긴 채 실업자 신세가 됐다.

지난 5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타격하는 윌 마이어스.  /AFPBBNews=뉴스1 지난 5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타격하는 윌 마이어스. /AFPBBNews=뉴스1
방출 후 재취업을 포기하고 아예 유니폼을 벗은 경우도 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옛 동료 윌 마이어스(33)가 그랬다. 메이저리그 선수협회(MLBPA)는 지난 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마이어스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마이어스는 2013년 탬파베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샌디에이고와 올 시즌 신시내티를 거치며 빅리그에서 11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인 2013년 타율 0.293에 13홈런을 쏘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마이어스는 빅리그 통산 타율 0.252, 156홈런의 성적을 남겼다. 2016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고, 통산 1000안타도 돌파했다.

하지만 좁아진 재취업 시장 탓에 올 시즌 신시내티에서 방출된 뒤 30대 초반의 나이에 조기 은퇴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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