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지난 12일 한국에서 런칭한 이후 이런저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자막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2일 오후8시 서울 코엑스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수원화성, 전주 한옥마을,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디즈니 브랜드 테마를 접목하며 대대적인 '디즈니+런칭쇼'를 진행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일 디즈니플러스 앱의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38만 4000명이다.
2016년 한국에서 런칭한 넷플릭스가 첫 해 가입자가 약 10만여명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디즈니플러스 한국 런칭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디즈니플러스의 첫날 DAU가 38만 4000명이었다면 같은 날 넷플릭스 DAU는 305만명, 웨이브는 127만명, 티빙은 92만명이었다.
갈 길 먼 디즈니플러스의 발목은 자막을 비롯해 상담 서비스 시스템, 불편한 UI(사용자 경험) 등이 잡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런칭되자마자 자막에 대한 불만이 각종 SNS에 커뮤니티에 쏟아지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구글 자막기를 돌린 것 같다" "자막 수준이 어이가 없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겨울왕국' '완다비전' '만달로니안' 등 여러 콘텐츠 등에서 심각한 오역이 있다는 반응들이 많다. 자막 크기와 배경, 위치 설정 등의 불편함에 대한 호소도 많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디즈니플러스 상담원의 어처구니 없는 대처가 담긴 화면 캡쳐가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디즈니플러스 측은 스타뉴스에 "(여러 지적들과 관련해) 내부 확인 중"이라며 "디즈니플러스는 최선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들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국 런칭에 맞춰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인 '완다비전' '로키'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러 볼거리들에도 불구하고 자막과 시스팀에 대한 불만이 계속된다면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첫 해 가입자가 10여만명에 불과했던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구독자수가 400만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여러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한국시장에 안착, OTT서비스 최강자로 떠올랐다.
물론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의 한국 런칭 상황은 다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OTT서비스 초창기 시절 런칭해 미드(미국 드라마)에 관심있는 구독자들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런칭 이후 한동안 경쟁자도 없었다. 또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오징어 게임' 같은 킬러 콘텐츠를 만들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여러 경쟁자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 OTT서비스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넷플릭스와는 다르다. 디즈니플러스에는 일부 한국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디즈니 콘텐츠들이다. 넷플릭스 오늘의 톱10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OTT서비스 구독자는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에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과연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OTT서비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군소 OTT서비스로 남을지, 일단 지금 같은 불성실한 자막과 서비스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갈 길이 멀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