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3루수의 토론토행, '왜' 류현진에 이득인가

김동윤 기자  |  2022.03.17 14:43
류현진./AFPBBNews=뉴스1 류현진./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최고 3루 수비를 지닌 맷 채프먼(29)의 토론토행이 확정되면서 가장 이득을 많이 볼 선수로 류현진(35)이 꼽히고 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17일(한국시간) "류현진은 토론토 합류 후 많은 우타자(79.6%)를 상대하면서 평균보다 많은 타구를 내주고 높은 땅볼 비율을 기록했다. 이 말은 3루 땅볼이 많다는 뜻이다. 류현진 등 많은 토론토 투수들에게 채프먼의 합류는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 역시 "류현진은 자신의 오른쪽에 벽 하나가 서 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매우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앞서 토론토는 오클랜드에 우완 투수 군나르 호그룬드(23), 유격수 케빈 스미스(26), 좌완 투수 잭 로크(26), 커비 스니드(28) 등 4명을 내주고 채프먼을 받아왔다. 채프먼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5번으로 오클랜드에 지명돼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통산 573경기 타율 0.243, 111홈런 296타점, OPS 0.808을 기록했다. 2019년 36홈런을 칠 정도로 공격력도 뛰어나지만, 강점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3루 수비다.

현시점 메이저리그 최고 3루수는 놀란 아레나도(31·세인트루이스)다. 통산 269홈런의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2013년 데뷔시즌부터 9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단 한 차례도 놓치지 않는 철벽의 수비를 자랑한다. 그에 못지 않은 수비를 자랑하는 것이 같은 고등학교 2년 후배인 채프먼이다. 5년 만에 3루수 골드글러브를 3차례 따냈고, 이런 채프먼이기에 류현진을 비롯한 토론토 투수들이 수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 그런데 왜 유독 류현진이 거론되는 것일까.

<사진 1>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류현진, 기쿠치 유세이, 호세 베리오스, 알렉 마노아의 스프레이 차트./사진=스탯캐스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1>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류현진, 기쿠치 유세이, 호세 베리오스, 알렉 마노아의 스프레이 차트./사진=스탯캐스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토론토의 상대 팀들은 2020년 합류한 '좌완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하기 위해 우타자 위주의 타선을 꾸렸다. 류현진이 지난 2년간 던진 236이닝 중 우타자를 상대한 것이 186이닝에 달할 정도(78.8%). 그 탓에 유독 3루 쪽으로 향하는 타구가 많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매체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토론토는 지난해 3루 쪽으로 가장 많은 땅볼 타구(420개)를 유도한 팀이었다. 그 중에서도 류현진은 73개로 토론토 내에서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3루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위 사진 1에서 나온 류현진의 타구 분포도를 봐도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많은 타구가 향한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활약을 위해서는 3루수와 유격수의 수비가 중요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최신 수비 지표인 OAA는 타구와 선수의 움직임을 수치화한 것으로 평균 대비 얼마나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는지 알려준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보 비셋(24)의 OAA(Our Above Average)는 -6으로 평균 이하였다. OAA -6은 메이저리그 평균을 0이라고 했을 때 6개의 아웃 카운트를 놓쳤다는 뜻이다. 3루수 산티아고 에스피날(28)의 경우 전체 OAA 수치는 +5로 높았으나, 3루수→1루수 방향 타구는 -2로 자신의 왼쪽으로 오는 타구에서 약점을 보였다.

그에 반해 채프먼은 한 차원 다른 수비를 지녔다는 것이 수치상으로도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만 OAA +17로 전체 3루수 중 1위를 기록했고, 왼쪽 수비 역시 +5로 가장 좋았다. 스포츠넷 등 여러 매체에서 "유격수 비셋도 채프먼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 뿐 아니라 채프먼의 데뷔 후 OAA 수치는 48개로 아레나도(59개)와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호세 라미레즈(30·클리블랜드)만이 21개로 둘의 뒤를 따를 뿐이다.

류현진 못지않게 토론토의 다른 투수들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좌완인 기쿠치 유세이(31)는 물론이고, 우완 호세 베리오스(28), 케빈 가우스먼(31)도 지난해 땅볼 비율이 메이저리그 전체 30위 안에 드는 투수들이다. 그리고 채프먼(OAA +27)은 자신의 앞으로 오는 땅볼 타구 처리만큼은 같은 기간(5년) 아레나도(OAA +20)보다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맷 채프먼./AFPBBNews=뉴스1 맷 채프먼./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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