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54)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파크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역대 U-23 연령별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 한국이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자, 3골 차 패배는 199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친선경기 1-4 패배 이후 23년 만이다.
앞선 조별리그 C조를 1위(2승1무)로 통과한 한국은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일본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대회 중간에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반면 일본은 우즈베키스탄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선수단 구성부터 한국과 일본 간 차이가 컸던 만큼 한국의 0-3 완패는 충격적이자 굴욕적인 결과다.
전 대회 우승팀이기도 한 한국은 이번 대회 연령별 규정에 따른 U-23 대표팀을 꾸렸다. 2001년생(5명)이나 2002년생(3명) 선수들도 일부 포함되긴 했으나 대부분은 1999년생과 2000년생 등 U-23 대표급 선수들이자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었다.
반면 일본은 철저하게 2001년생과 2002년생, 심지어 2003년생과 2004년생 등 철저하게 U-21 대표팀을 꾸려 이번 대회에 나섰다. 2년 뒤 프랑스 올림픽에 대비해 U-21 대표팀을 꾸려 조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였다. 이번 대회에서 U-21 대표팀을 꾸려 나온 건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단 두 팀이었다.

조영욱(FC서울)과 권혁규(김천상무)를 투입한 후반 들어서야 조금씩 분위기를 되찾는 듯했지만, 치열했던 일진일퇴의 공방에서 결실을 맺는 건 한국이 아닌 2살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이었다. 결국 한국은 후반 들어 호소야 마오와 스즈키 유이토에게 잇따라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더 큰 아쉬움은 패색이 점점 짙어지자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마저 크게 떨어졌다는 점. 경기가 후반부로 향할수록 만회골을 통한 추격의 불씨를 지피려는 한국 선수단의 의지는 사실상 사라진 반면, 일본은 4번째 골 이상을 노리기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0-3 완패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56.5%로 일본에 앞섰지만 슈팅수에서는 12-15, 유효슈팅수는 2-9로 각각 밀렸다. 비단 스코어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 그리고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의지까지. 서로 달랐던 대표팀 구성과 맞물려 축구 한일전 역사에 남을 굴욕적인 경기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