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대호 "롯데 우승 못해 죄스럽다, 후배들에게 짐 맡겨 미안" [★부산]

부산=심혜진 기자  |  2022.10.08 15:27
롯데 이대호가 8일 은퇴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롯데 이대호가 8일 은퇴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심혜진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롯데)가 은퇴 소감을 밝히며 '죄스럽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롯데 우승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팬들과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 경기 전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이날 롯데는 'RE:DAEHO'라는 타이틀의 은퇴식을 거행한다.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은 고 최동원의 11번 옆에 새겨질 예정이다.

이대호는 "저를 보기 위해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사랑받으면서 떠날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스타전 때 은퇴투어를 하면서 실감났다. 은퇴투어 돌면서 팬들 사랑을 느끼면서 떠날 때가 됐다는 것을 느꼈다. 10월 8일이 안올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왔다. 마지막이라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웃으면서 떠나겠다"고 담담하게 은퇴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는다. 그는 자신의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며 "일본 갈 때가 나에게는 도전이었다. 다 내려놓고 갔다. 미국에서 한국 돌아올 때도 미국에 남을 순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직 힘이 남아있고, 잘 할 수 있을 때 롯데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지 못해 죄인같은 느낌이다. 후배들에게 짐을 맡기고 도망가는 느낌이다. 정말 미안하다. 죄짓고 떠나는 느낌이라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야구 인생 점수마저 낮다. 50점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개인 성적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편견과 많이 싸웠는데 이렇게 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롯데 우승을 못해서 감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사직구장에는 오기 힘들 듯 하다고도 했다. 이대호는 "오면 눈물 날 것 같다. 20년을 넘게 있었던 곳이다. 야구장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안다. 후배들 있지만 옷을 갈아입고 방망이를 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장 내일(9일)이면 야구장 출근이 없다. 그는 "은퇴투어를 준비하면서 잠을 많이 못 잤다. 은퇴사 준비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잠을 많이 설쳤는데, 내일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이라 푹 쉴 생각이다"고 말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이대호는 투수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바꾼 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70경기 타율 0.309, 2198안타, 374홈런 1424타점, 972득점, OPS 0.900을 기록 중이다.

롯데 이대호. 롯데 이대호.


이대호는 2006년 타율(0.336), 홈런(26개), 타점(88점), 장타율(0.571) 등 4관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4번타자로 발돋움했다. 압권은 2010시즌이었다. 당시 타율(0.364), 홈런(44개), 안타(174개), 타점(133점), 득점(99득점), 출루율(0.444), 장타율(0.667) 부문 1위에 오르며 전무후무한 7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2010년 8월 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8월14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9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며 비공인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 그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이대호의 차지였다.

이대호에게 한국 무대는 좁았다. 해외 리그에 눈을 돌렸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대호는 오릭스 버팔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하며 KBO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특히 2014년 소프트뱅크 이적 첫 시즌에는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으며 우승도 경험했다. 소프트뱅크의 2연패를 이끈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를 받기도 했다.

일본 다음은 미국이었다.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 104경기에 나가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2017년 국내로 복귀, 당시 리그 최고 대우인 4년 150억원을 받고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복귀 첫 시즌에 롯데를 5년만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18시즌에는 지명타자 부문 골들글러브를 수상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했다.

정말 그의 마지막 경기다. 4번타자 겸 1루수로 은퇴투어 경기를 치른다.

롯데 이대호. 롯데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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