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롯데 생각뿐' 이대호 간절함 "앞으로 후배들이 다른 팀 가는 일 없길"

부산=심혜진 기자  |  2022.10.09 06:30
이대호(왼쪽)가 영구결번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사인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이대호(왼쪽)가 영구결번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사인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현역 유니폼을 입은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 그가 정말 간절한 부탁 하나를 롯데에 남겼다. 더이상 롯데를 떠나는 주축 선수가 없길 바랐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이대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무대,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시절을 빼놓고는 모두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그가 남긴 기록은 KBO리그 통산 1971경기 타율 0.309, 374홈런 1425타점, 2199안타, 972득점, 출루율 0.385, 장타율 0.515, OPS 0.900이다. 은퇴 시즌 이대호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 23홈런 179안타, 101타점을 기록했다.

은퇴경기에서는 ⅓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투수 데뷔전에서 홀드까지 적립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조선의 4번타자가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비록 그는 떠나지만 롯데 선수들을 위해, 롯데를 위해, 롯데 팬을 위해 간절함을 담아 이야기를 전했다. 작심 발언이다.

이대호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안 그와 동고동락한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대표적으로 삼성 강민호(37), NC 손아섭(34) 등이다.

이대호와 강민호는 15년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소속팀은 물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함께 '비밀번호(8888577)'로 불리는 롯데의 암흑기를 함께 깬 주역들이다.

그렇게 거인의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강민호는 홀연히 롯데를 떠났다. 지난 2017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4년 80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10년간 뛰었던 롯데를 떠났다. 2021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재취득했지만 롯데로 돌아오지 않았다. 4년 36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삼성에 잔류했다.

프랜차이즈로 활약할 것만 같았던 외야수 손아섭도 충격 이적에 나섰다. 지난해 4년 64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NC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이대호에게 이들은 친한 동생들이자 자신의 뒤를 이어 롯데를 이끌어줄 선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대호와 함께 하지 못했다.

이대호의 은퇴가 결정된 후 강민호와 손아섭 등은 슬픔 감정을 표출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강민호는 지난 5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대호에게 한마디 한다면'이라는 중계진의 요청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대호 형한테 많은 것을 배웠다. 힘들었을 때 많이 의지하고, 덕분에 프로에 적응하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떠난다고 하니 아쉽지만, 너무 멋있게 떠나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롯데 시절 강민호, 이대호, 손아섭(왼쪽부터)./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시절 강민호, 이대호, 손아섭(왼쪽부터)./사진=롯데 자이언츠


8일 은퇴기자회견에서 강민호 이야기가 나오자 이대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그는 "(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되는 선수인데"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민호도 그렇고 (손)아섭이도 마찬가지다. 제일 힘들 때, 팬들이 말하는 '비밀번호' 시절 잘해보자 외치면서 함께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롯데에 없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내 뒤에 롯데를 이을 선수는 강민호라고 봤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민호는 삼성, 아섭이는 NC에 있지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 팀은 달라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잘하는 롯데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간절한 마음은 은퇴식에서도 나타났다. 이대호는 고별사에서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 롯데자이언츠는 기회만 주어지고 경험만 쌓인다면 저보다 몇 배 뛰어난 활약을 할 수 있는 젊은 후배들이 많이 있다. 팬 여러분이 변치 않는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그리고 제가 그랬듯이 남아있는 동료들과 후배 선수들 역시 팬 여러분과 한 마음이 되어 절대 포기하지 않고 어떤 순간이든 1점만 더 내고 1점만 막아내면서 용감하게 나아간다면 분명히 롯데 자이언츠 3번째 우승은 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늘 저희 선수들을 지원하고 밀어 주시는 롯데 그룹과 롯데 자이언츠 곤계자 여러분께도 그동한 감사했다는 말씀 드린다.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주시고 특히 성장하고 있는 후배 선수들이 팀을 떠나지 않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잘 보살펴 주시기를 바란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지는 롯데자이언츠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드린다"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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