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비난보다는 응원을" 떠나는 이대호가 남긴 마지막 진심

심혜진 기자  |  2022.10.09 10:37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이대호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이대호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가 떠나는 길, 야구팬에게 진심어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대호는 8일 LG전 후 열린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통해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그의 등번호 10번은 고 최동원(11번)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경기 전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이 걸어온 야구 인생을 돌아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특히 자신이 롯데에 있는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답게 그의 입에서는 나오는 말에는 뼈가 있었다. 야구 팬을 향한 당부도 있었다.

이대호는 국가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너무 많다. 특히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그렇다. 그중에서도 2006년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대만(2-4패)과 일본(7-10)에 연달아 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도하 참사로 불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첫 국가대표의 경험은 쓰라렸다.

이대호는 "금메달을 땄을 때 응원을 받으며 귀국할 때보다 성적이 안 좋아서 비난 받으며 왔던 기억이 더 크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못했을 때 생기는 허무함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팬들에게 알아달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는 건 분명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부담감도 매우 크다. 못했을 때도 조금은 응원해주시면 한국 야구가 좀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 대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가 국제대회에서 해준 활약은 잊을 수 없다. 그가 보여준 명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홈런을 친 순간도 있고,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선 일본과의 준결승전 8회 역전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는 모습은 야구팬의 머릿속에 각인된 순간이다.

하지만 이랬던 이대호도 칭찬보다 비난의 목소리에 상처를 받고 잊지 못하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여러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월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러야 한다.

이대호는 마지막 당부를 하고 야구장을 떠났다.

롯데 이대호. 롯데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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