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너 밖에 없다" 7⅔이닝 111구 투혼, 박수받아 마땅하다

수원=심혜진 기자  |  2022.10.14 06:31
KT 김민수./사진=뉴스1 KT 김민수./사진=뉴스1
KT 불펜 투수 김민수(30)가 투혼의 역투를 펼쳤다. 사령탑은 "미안하다. 너 밖에 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KT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KIA 타이거즈와의 1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KT는 오는 16일 정규시즌 3위 키움 히어로즈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1차전을 치른다.

이날 KT 선발 소형준은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2승째를 수확하며 가을의 사나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타선에서는 배정대가 쐐기 3타점 2루타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알포드, 심우준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불펜 투수 김민수다.

김민수가 마운드에 올라온 때는 이날 KT에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었다. 3-2로 앞선 6회초 선발투수 소형준이 1사 후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동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이강철 KT 감독은 과감하게 칼을 빼들었다. 마운드에 올라 잠시 소형준과 대화를 하더니 이내 공을 받아들었다. 소형준을 내리고 김민수를 조기에 투입했다.

올 시즌 김민수의 성적은 76경기에서 5승 4패 30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90로 좋았다.30홀드는 부문 2위에 해당한다. 이강철 감독이 누구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필승 카드다. 그러다 보니 시즌 막판 호출되는 일이 잦았다. 최근 사흘간 그는 거의 혹사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8일 KIA전 1⅔이닝 34구, 10일 NC전 1⅔이닝 23구, 11일 LG전 2⅔이닝 31구를 던졌다. 사흘간 6이닝 88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이날도 김민수는 등판했다. 단 하루를 쉬었을 뿐이지만, 이 감독은 주저 없이 김민수를 호출했다. 그만큼 신뢰가 컸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김민수는 첫 타자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다음 타자 황대인까지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박찬호와 류지혁을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침착히 이창진과 나성범을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은 후에는 크게 포효했다. 1⅔이닝 23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이렇게 그의 가을야구 첫 등판은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지난 8일부터 팀의 4경기에 연속으로 등판하며 7⅔이닝 111구를 던지는 투혼이었다.

경기 후 김민수를 만났다. 그런데 갑자기 이강철 감독이 등장했다. 방송 인터뷰를 위해 나서는 길이었다. 이 감독은 김민수를 향해 "미안하다. 너 밖에 없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이강철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도 거듭 김민수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내보내면서도 미안했다.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아 앞으로 연투를 시킬까 싶다.(웃음) 나갈수록 구위와 메커니즘이 계속 좋아진다. 큰 경기에서 멘탈로도 강해진 거 같다. 미안한데 지금 제일 믿고 쓸 수 있는 카드가 민수이고, 그 카드가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굳은 믿음을 보였다.

김민수는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실 때면 선수들한테는 자극제가 되고, 자존심도 올라간다. 엄청 감사하고 좋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이 감독의 '너 밖에 없다'는 말에 "이보다 최고의 찬사가 있을 수 있을까"라고 화답했다.

김민수는 "(장)성우 형 미트만 보고 던졌다. 제스처를 평소보다 크게 해줘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호흡도 더 잘 맞으면서 나성범 선배를 삼진으로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지난해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포스트시즌 무대에 꼭 나가고 싶어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했다. 결과까지 좋아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KT 김민수가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스1 KT 김민수가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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