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FA 풍년' 두산, 이승엽 감독에게 '통 큰' 취임 선물 주나

양정웅 기자  |  2022.10.15 05:08
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지도자 경험이 없는 레전드 선수 출신을 앉힌 두산 베어스. 8년 전처럼 신임 감독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겨줄까.


두산은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46) KBO 총재특보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감독은 역대 초보감독 최고 대우(3년 총액 18억 원)를 받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MVP 5회 수상 등 전설을 남긴 선수 생활을 2017년 마친 이 감독은 그동안 야구 해설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공익재단 활동 등 주로 그라운드 밖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감독은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결국 두산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두산은 올해 변화를 꿈꾸고 있다. 2022시즌 60승 82패 2무(승률 0.423)의 성적으로 9위에 머문 두산은 2015년부터 이어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고, 가을야구 무대마저도 밟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8년 동안 팀을 지휘한 김태형(55)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김 감독과 결별하면서 두산은 "팀의 장기적인 방향성 등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 역시 스타뉴스에 "분위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고, 김태형 감독도 우승 감독이지만 전환점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의 현재 상황은 김 감독이 처음 부임한 2014년 말과 비슷하다. 그해 두산은 송일수 감독 체제에서 승률 0.465로 6위에 머물렀다. 전년도 한국시리즈까지 갔던 팀(준우승)의 급추락이었다. 결국 두산은 송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당시 SK(현 SSG) 배터리코치였던 김 감독에게 러브콜을 날렸다.

코치로는 잔뼈가 굵었지만 사령탑은 처음이었던 김태형 감독에게 두산은 커다란 선물을 안겨줬다.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수가 없던 선발진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서 롯데 좌완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데려온 것이다. 원래 두산 출신이던 홍성흔(2013년)을 제외하면 두산이 최초로 데려온 외부 FA였다.

201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초 두산 장원준(오른쪽)이 포수 양의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초 두산 장원준(오른쪽)이 포수 양의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장원준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선보였다. 첫 시즌인 2015년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그는 이듬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을 기록하며 최동원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통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16의 성적을 내며 두산의 2015년과 2016년 우승의 주역이 됐다.

올해 역시 부진한 성적 끝에 감독이 교체됐다.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승엽 감독에게 FA라는 선물을 안겨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 6위(0.255), 홈런 8위(101개), OPS 9위(0.689) 등 공격에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선발투수진에서도 아리엘 미란다의 부진과 이영하의 이탈 등으로 공백이 생겼다.

특히 포수 포지션의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두산은 올해 주전 포수 박세혁이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도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두산 포수들은 공격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 10개 구단 중 포수들의 홈런이 가장 적고(3개), OPS(0.627)도 평균(0.665)보다 아래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는 박세혁이 만에 하나 이적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올 겨울은 포수 보강의 적기이기도 하다. 양의지(NC), 유강남(LG), 박동원(KIA) 등 수준급의 포수들이 FA 시장에 쏟아진다. 특히 두산에서 데뷔해 13년 동안 뛰었던 양의지의 경우 올 시즌 타율 0.283, 20홈런 94타점 OPS 0.860으로 여전히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팀 적응기간도 필요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승엽 감독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다"면서 "무리해서 잡는 건 아니지만 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요청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8년 만의 가을야구 무산과 함께 시작된 두산의 스토브리그. 과연 구단은 이 감독에게 통 큰 취임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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