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어깨→발목' 성한 데가 없다, 그래도 참고 뛴다 '부상 투혼 감동'

심혜진 기자  |  2022.10.20 11:26
KT 심우준. KT 심우준.
KT 위즈 유격수 심우준(27)이 투혼을 펼치고 있다. 시즌 후 입대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 중이다. 보는 이들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KT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9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1승 2패가 되면서 20일 열리는 4차전에서 패하게 되면 그대로 가을야구가 끝나게 된다.

누구보다 간절한 이는 심우준이다. 시즌 후면 군복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심우준은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고, 마지막 대표팀 발탁 기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마저 1년 연기되면서 병역특례 기회를 놓쳤다.

어쩔 수 없는 일. 심우준은 상무행을 택했다. 최근 상무야구단 서류 심사에 합격했다. 그리고 휴식일인 18일 수원에서 문경까지 왕복 약 300km를 오갔다. 상무야구단 체력 테스트가 예정돼있었기 때문이다.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체력 테스트까지 마치고 올라온 심우준은 19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뛰었다.

문제는 몸상태.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 중 어깨 쪽 담 증세가 찾아왔다. 도저히 스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2차전을 결장해야 했다. 그리고 체력 테스트를 받고 완전치 않은 몸상태로 3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불편함이 있지만 쉴 상황이 아니었다.

경기 전 심우준은 "솔직히 많이 아프다. 옆으로 하는 송구는 괜찮은데, 위로 던지는 건 어렵다.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조금 전진해서 팔을 조금 낮춰 요령껏 던지겠다. 혹시 통증이 있으면 기습번트라도 대겠다"며 투혼을 다짐했다.

테이핑 한 심우준 손./사진=심혜진 기자 테이핑 한 심우준 손./사진=심혜진 기자
사실 그의 부상은 어깨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손가락도 다쳤다. 정확히 말하면 손가락과 손등을 이어주는 힘줄인 '신전건'이 손상됐다.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옆으로 살짝 움직이면 힘줄이 이동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통증이 극심했다. 병원에선 수술을 권했지만 그의 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었다. 심우준의 백업인 장준원마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결국 심우준은 다시 글러브를 꼈다. 다만 매 경기 전마다 테이핑을 해야만 했다. 그러면 통증이 조금은 사라진다. 하지만 수비할 때는 공포가 찾아온다. 포구할 때 공과 손이 부딪히면 다시 통증이 올까 두렵다.

이강철 감독도 심우준만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안쓰럽기만 하다. 심우준을 볼 때면 "고맙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심우준이 투혼을 보였으나 3차전을 다 버티지 못했다. 2회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아웃된 심우준은 4회 두번째 타석 때 자신의 파울타구에 왼발목을 맞았다.

이미 초반 대량실점으로 1-8로 크게 뒤지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 이강철 감독은 4차전을 대비하고자 5회 수비 때 심우준을 불러들였다. 5회 수비 때 신본기가 대체 투입했다. KT 관계자는 "파울 타구에 맞은 뒤 선수 보호 차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투혼을 발휘하며 출전을 강행했지만 이마저도 교체 아웃됐다. 그래도 그의 의지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KT 심우준이 자신이 친 타구에 왼발을 맞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KT 심우준이 자신이 친 타구에 왼발을 맞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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