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도 못한 첫 PS 홈런' 가슴 설레게 하는 유격수가 나타났다

김동윤 기자  |  2022.10.21 13:07
키움 김휘집이 20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 대 KT 위즈의 경기, 8회초 2사 1루 키움 김휘집이 2점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키움 김휘집이 20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 대 KT 위즈의 경기, 8회초 2사 1루 키움 김휘집이 2점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유격수 김휘집(20)이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팬들을 가슴 설레게 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휘집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유격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첫 안타이자 마수걸이 홈런은 차츰 키움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7회말 대량 실점 후 4-8로 뒤처진 상황에서 맞이한 8회초 2사 1루, 김휘집은 루키 박영현과 마주했다. 박영현은 롤모델 오승환(삼성)처럼 빠른 직구와 배짱있는 투구가 매력적인 투수. 전날(20일) KBO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달성한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김휘집이 웃었다.

한가운데로 들어온 시속 140km 직구를 그대로 좌측 담장을 향해 쏘아 올렸고, 이는 추격의 투런포가 됐다. 3루 베이스를 돌면서 나온 김휘집의 세리머니에 키움 더그아웃과 3루 응원석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 장면을 본 박용택 KBS N 해설위원은 "분위기를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과 흡사한 홈런을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히어로즈 유격수의 홈런은 2019년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 김하성 이후 처음이다. 개인 첫 포스트시즌에서 히어로즈 유격수가 홈런을 기록한 것은 김휘집이 최초로 선배 강정호, 김하성도 하지 못했다.

사실 이날 김휘집은 공·수에서 경기 내내 소금 같은 활약을 했다. 첫 타석부터 투수 앞 땅볼 타구에 전력 질주로 출루에 성공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홈런 바로 전 타석인 7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김준완의 적시타 때 홈을 밟기도 했다. 김휘집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출전한 모든 경기(2차전 결장)에서 득점에 성공한 유일한 키움 타자다.

키움 김휘집이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7회말 2사에서 KT 알포드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키움 김휘집이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7회말 2사에서 KT 알포드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이 정도 기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수비에 무게를 둔다는 이유로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선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휘집은 오히려 자신을 대신해 나간 친구를 응원했고, 덕분에 신준우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줄 수 있었다.

지난 3차전은 두 사람의 우정이 더욱 빛났다. 신준우는 평소답지 않게 5회도 안 돼 3차례 수비 실책을 기록했고 그를 대신해 김휘집이 4회말부터 들어갔다. 그리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타석에선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선 7회말 2사에서 앤서니 알포드의 빠른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내는 등 공·수 맹활약으로 키움의 9-2 대승에 기여했다.

경기 후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김휘집은 "내가 끊어내야 (신)준우가 다음에 해도 편하게 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도 준우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했다"면서 "준우는 기본기가 정말 좋은 친구다. 하지만 그런 선수도 흔들리는 날이 있을 수 있고 준우에겐 그날이 그런 날이었을 뿐이고 그럴 땐 서로 도와줘야 한다"고 감쌌다.

비록 경기에서 패했지만, 키움은 김휘집의 홈런으로 5차전을 조금은 나은 분위기에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히어로즈 2년 차 유격수는 끝까지 가을을 즐길 계획이다. 김휘집은 "1차전 때 3이닝만 뛰었는데도 다음 날 알이 배기는 느낌이었다. 가을야구 1경기가 정규시즌 10경기와 같다는 이야기가 이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재미있다는 마음이 더 크다"면서 다음 경기를 기대했다.

키움 김휘집./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김휘집./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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