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포수 실감나요" 후배들의 존경과 감탄 한 몸에... 든든한 키움 안방마님

김동윤 기자  |  2022.10.23 12:36
이지영./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지영 선배님 믿고 던졌어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키움 히어로즈 투수들이 호투 후 인터뷰에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자신의 생일에 키움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김재웅(24)에게서도 똑같은 말이 나왔다.

키움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KT를 4-3으로 제압하고 3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그들은 24일부터 정규시즌 2위 LG 트윈스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시리즈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며 가장 빛난 것은 안우진(23)이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 12이닝 17탈삼진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안우진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날린 송성문(26), 야시엘 푸이그(32), 3차전 호투를 보여준 타일러 애플러(29) 등 영웅군단이란 애칭만큼이나 숨은 영웅들이 깜짝 활약으로 주목받았다.

안방마님 이지영(36) 역시 조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지영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안타로 출루하며 타율 0.421, OPS 1.067을 기록했다. 팀 내 타율 1위로 꾸준히 출루해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깜짝 활약이 아니다. 그동안 참여한 8시즌 10번의 시리즈에서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에서 안타를 때려냈고 덕분에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은 0.309에 달한다. 키움 첫 해인 2019년 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타율 0.364로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기도 했다.

이지영./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사진=키움 히어로즈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36세라는 나이에도 자기관리와 녹슬지 않은 수비력이다. 매일 빠지지 않고 운동에 전념해 감탄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베테랑 중 하나가 이지영이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 후 김재웅은 "이지영 선배님은 몸 관리를 엄청 잘하신다. 잘 드시지도 않고 러닝과 웨이트는 매일 하신다"면서 "시즌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방망이도 중심타선 못지않게 치시는데 그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탄했다.

올해 정규시즌 이지영은 1008⅓이닝을 소화한 유강남(30·LG 트윈스) 다음으로 많은 994⅔이닝을 뛰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44이닝을 소화한 것을 포함하면 1000이닝도 훌쩍 뛰어넘었다. 한 시즌 최다 수비 이닝이다. 그러면서도 젊은 포수들 못지않게 준수한 수비지표를 기록했다. 한국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지영의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는 1.001로 2위 박동원(32·KIA 타이거즈)의 0.978과 차이가 있는 1위다. 9이닝당 포일과 폭투 수치를 나타내는 Pass/9에서 0.371, 도루 저지율도 34%로 리그 전체 포수 중 6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최고참이 정찬헌(32), 문성현(31)일 정도로 젊은 투수진에 2010년대 초반 한국시리즈 4연패의 삼성 왕조의 주역이었던 이지영의 존재는 클 수밖에 없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가 태반이지만, 안방에 이지영이 있어 젊은 투수들은 자신 있게 본인의 공을 던진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대표적이었다. 4-3으로 앞선 8회초 2사에서 2루수 김혜성의 포구 실책으로 키움은 1, 3루 위기에 놓였다. 키움은 마무리 조기 투입이란 강수를 뒀고 김재웅은 자신의 강점인 직구 3개로 김민혁을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김재웅은 "내 공을 믿고 던졌다. 이지영 선배님은 진짜 최고의 포수다. 우리를 진짜 잘 이끌어주신다"고 감사해하면서 "확실히 왕조 포수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진짜 절대 무시 못 하는 경험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오른쪽)과 김재웅./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오른쪽)과 김재웅./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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