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봤지만, 이게 히어로즈 같다" 성골 유격수의 자부심

고척=김동윤 기자  |  2022.10.29 08:47
키움 김휘집./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김휘집./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성골 유격수 김휘집(20)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어린 시절 히어로즈 팬으로 자란 만큼 선수로서 밟는 첫 한국시리즈 무대는 감회가 남달랐다.


키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LG에 4-1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3년 만의 한국시리즈다. 2008년 창단한 키움은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9번의 가을야구를 하면서 한국시리즈 무대는 딱 3번 밟았다. 하지만 2014년 삼성 라이온즈, 2019년 두산 베어스에 패했고 KBO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김휘집은 두 번의 준우승을 팬으로서 지켜봤다.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목동야구장을 드나들었고 서건창, 박병호, 강정호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런 그에게 히어로즈 리틀야구단을 시작으로 대치중-신일고를 거쳐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경기 직후 만난 김휘집은 "정말 기쁘다. 플레이오프 시작하면서 부담이 많았는데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 형들 덕분에 잘 끝나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또 팬분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셔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이렇게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휘집은 가을야구 시작 전부터 홍원기 감독, 이정후, 김혜성 등으로부터 친구 신준우(21)와 함께 키움의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 그 중에서도 핵심인 유격수 자리를 맡기에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좌충우돌하면서도 씩씩하게 제 몫을 해냈다. 신준우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의 아찔한 기억 전까지 물 흐르는 듯한 수비로 팀을 도왔다. 김휘집은 준플레이오프 타율 0.375에 첫 홈런까지 때려내면서도 안정적인 수비로 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러면서도 "내가 안 좋은 흐름을 끊어야 (신)준우가 다음에 출전할 때 편하게 뛸 수 있을 것 같아 집중했다"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키움 김휘집이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키움 김휘집이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 타석에서 타율 0.143으로 부진했고 수비에선 콜플레이 미스로 경기를 내주는 등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다. 이날은 익숙지 않은 번트를 시도하다 포수 팝플라이 아웃되며 흐름을 끊기도 했다. 김휘집은 "사실 이번 플레이오프 때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팀원들 덕분에 한국시리즈라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고 이번엔 3일 동안 잘 준비해서 형들을 믿고 부담 없이 좀 더 자신 있게 부딪혀보려 한다"고 각오를 내보였다.

시즌 전 키움은 박병호(36·KT)의 이탈로 하위권으로 처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온갖 저평가를 뚫고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고 디펜딩 챔피언 KT, 우승 후보 LG를 넘어서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랐다.

언더독 평가에 김휘집은 "(이)용규 선배님, (이)지영 선배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모두가 하나로 뭉쳐질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히어로즈를 봐왔지만, 이게 그냥 히어로즈 같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있다. 팬으로 볼 때도 느꼈는데 선수로 경험하니까 더 좋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SSG도 좋은 팀이지만, KT와 LG도 정말 좋은 팀이었다. 시리즈 전에는 항상 우리가 열세로 평가받았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꼭 실어달라는 말이 있었다. 김휘집은 "이렇게 좋은 팀에 지명되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 형들, 직원분들 만나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올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진짜 감사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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